‘머피의 법칙’ 같은 것에 걸린 날이 있다. 몇 가지 일을 해결하는데, 순조롭게 되지 않고 제각기 타이밍도 맞지 않는 날이다. 23일이 그랬다. 국세청 홈텍스 로그인은 잘 안되고 은행에 가면 예상외로 대기시간이 길어졌다. 일을 마치고 점심을 먹으려는데, 가는 곳 마다
도시 생활을 정리하고 제주에 왔을 때, 제일 먼저 한 일은 핸드폰에 있는 모든 알람을 끄는 것이었습니다. 도시에서는 아침에 일어나는 시간뿐 아니라 심지어 샤워하러 욕실에 들어가는 시간, 샤워하고 욕실에서 나와야 하는 시간, 집을 나서 엘리베이터를 타는 시간까지도 핸드폰
나들이를 준비하는데 새벽부터 가랑비가 내렸다.옷이 젖지 않을 만큼 내리는 친절한 비를 맞으며 물영아리 중잣성 생태탐방로를 걸었다.개미와 달팽이 같은 놈들은 비를 반겨 외출을 하고, 나무는 제 몸 구석구석에 물로 채운다.잦은 비로 하천은 바닥서부터 물을 채웠다.이 길에서
돌솥과 뚝배기는 온돌을 닮았다. 비열이 높은 재료를 사용하기 때문에 데우기 어렵지만, 한번 데워놓으면 좀체 식지 않는다. 돌솥과 뚝배기 요리를 맛보는 건, 겨울철 초가 온돌 아랫목에 몸을 녹이는 것처럼 소박하고도 아늑한 기쁨이다.남원중학교 인근에 돌솥과 뚝배기로 음식을
제가 7년동안 제주에서 제주 사람들과 귤따러 다니다 보니, 친하게 지내는 제주 아저씨께서 “키라야, 올해 귤밭 하나 해볼래? 내가 도와줄게.”하고 물었습니다. 저는 단번에 거절했지요. 농사는 아무나 짓는 게 아니라는 것을 제가 너무 잘 알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농사는
‘숲은 우거져서 펼쳐지고 숨은 몸 안으로 스미는데 숨이 숲을 빨아 당길 때 나무의 숨과 사람의 숨이 포개진다.’작가 김훈이 수필집 ‘자전거 여행’에 숲을 칭송하며 남긴 문장인데, 제주도 곶자왈의 충만함을 표현하기에 이만한 문장을 찾기도 어렵다.설 연후에 서광 오설록 티
경기도에서 직장 생활을 하는 딸이 설을 앞두고 집으로 돌아왔다. 고졸로 10대에 일을 시작했으니 애비로서 마음이 짠하기도 하고, 고단한 직장생활을 여태 계속하고 있으니 대견하기도 하다. 음식 소개 기사 첫 단락에 이런 얘기를 꺼냈으니, ‘딸 바보’, ‘팔불출’이란 놀림
입춘이다.주말 비를 맞으며 오른 왕이메오름걷는 내내 가랑비가 얼굴을 타고 내려도푸른 들판과 초록 숲을 지나는 여정은봄의 기운으로 설레고 충만하다.고단한 여정에는 언제나 보상이 따른다.안덕면의 오름과 들판 위를 지나는 구름은그려 고치기를 반복한 수묵화처럼몽환의 연속이다.
저는 어릴 때 딱히 잘하는 게 없었습니다. 좋아하는 것도 싫어하는 것도 없었지요. 싫어하는 과목은? 없음! 좋아하는 과목도? 없음! 그래서인지 세상에서 가장 부러운 사람은 자신만의 재능을 지닌 사람들이었습니다. 달리기를 잘한다거나, 노래를 아주 잘 부른다거나, 그림을
천지사방이 눈에 덮였지만 촉촉하게 물을 머금은 이끼는 푸른빛을 발한다. 사계절 초록생명을 자랑하는 종가시나무의 기둥은 콩짜개덩굴에게 천국의 보금자리다. 1월 제주도의 숲은 곶자왈이 있어 싱그럽고 평화롭다.생명을 품은 1월의 곶자왈이 서귀포 도심 한복판으로 왔다. 곶자왈
제주에 살아봐야겠다고 했을 때, 제일 먼저 제가 한 일은 ‘귤 따기’였습니다. 왜 하필 귤 따기였냐고 물어본다면, 제가 사는 마을, 서귀포 남원이 온통 귤밭이었거든요. 여길 봐도 저길 봐도 귤밭이 넘쳐나는 동네. 지금 제가 사는 곳에서 제가 바로 뭔가 시작할 수 있는
집밥이 그리운 날이 있다. 여행스케치가 노래했듯 바깥 밥이 물린 날은 장국과 연탄불 고등어가 생각이 절실하다.서귀포시 학생문화원 가까운 곳에 집밥처럼 소박하지만 따뜻한 밥상을 차려주는 음식점이 있다. 주인장은 30년째 식당을 운영하는데, 메뉴는 백반정식 오직 한 가지다
동티모르는 포루투갈의 식민지와 인도네시아 점령기 등을 거친 훈 2000년대에 정부를 수립한 신생독립국가다. 커피생산 중심의 농업국가로 인구의 약 80%(2011년)가 농업에 종사하는데, 실상 농업생산성은 매우 낮은 수준이다. 인구가 120만 명 정도인데, 인구의 1/3
‘키라네 책부엌’은 옛날 제주 돌집을 개조한 책방입니다. 이 건물 나이는 5~60년은 족히 넘었을 것입니다. 이 공간을 채우고 있는 책장, 선반, 테이블은 옛 건물에 맞게 고재 느낌이 나도록 하나하나 직접 만들었습니다. 책방 안 테이블을 보고 간혹 손님들이 묻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