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런 보리 물결 넘실거리고황토색 자리돔 살이 오르면멀리 한라산 자락에서꽃바람이 분다.한남시험림 가는 길새 옷 입은 나무들아침 숲 풋풋한 향기잠자는 바람도 깨운다무슨 숭고한 염원인지하늘을 향해 들어 올린 꽃엄숙한 의식(儀式) 끝난 자리에하얀 꽃비가 내렸다.PHOTO BY
정오도 되지 않았는데, 식당은 손님들로 북적인다. 중산간에 있는 식당인데, 손님들 대부분이 해산물 요리를 먹고 있다. 전복칼국수라는데, 진한 국물맛과 함께 바다향이 입맛을 돋운다. 쫄깃한 전복 식감, 그건 신선한 재료만이 줄 수 있는 선물이다.중산간 깊은 마을 저지리가
남녘 먼 바다 너머밤하늘 밝은 별인데이 땅의 고달픈 백성은무병장수를 빌었다.별을 기다리는 마음너무 애달파여기 땅은 오르고물은 떨어진다.노인성 찾아오는삼매봉 자락에선물소리와 풍경만으로난 이미 신선이다.PHOTO BY 양희라 제주별 여행자
농장에서 일을 하는데, 비가 내렸다. 조금 젖은 몸으로 점심을 먹어야 하는데, 미안해서 아무데나 들어갈 수 없다. 이럴 땐 야외에서 노동하는 사람들이 자주 가는 식당이면 좋다.남원읍 신례리에 있는 ‘산수갑산’, 이곳 마을 사람들이 즐겨 찾는 식당이다. 밭에서 일을 하던
비 갠 휴일 새벽아무리 호들갑 떨어도등산길에 먼저 온 건부지런한 햇빛연둣빛 숲 터널 아래친절한 조릿대그 길의 끝에노로오름 정상맑은 하늘도 부족한지철쭉마저 불을 밝혀마침내 드러나는 풍경너로 인해 숨이 멎었다.PHOTO BY 양희라 제주별 여행자
<양 유서 화전에서 계속>도순동 산록도로 북쪽 ‘편안널’이란 지역 중 산 77-5번지에는 양 유서 화전이 있었다. 양 유서는 유학자를 이르는 유서(儒書)에서 온 이름이다. 양 유서 화전터에는 숲이 조성되기 전 세 채의 집이 있었다고 전한다.양 유서 화전에 살
한라산 자락에구름 두텁게 걸리면쏟아지는 빗물담기도 버거워팔색조의 노래먼 하늘에 닿았나고살리 천연난대림둑이 쌓였다.키다리 단벌신사 같은구실잣밤나무 팔 아래서오지 않는 이 기다리며단꿈 꾸는 돌탑PHOTO BY 양희라 제주별 여행자
지난해부터 일 때문에 제주시 외도동에 가는 일이 잦아졌다. 가는 일이 잦아지다보니 자주 가는 음식점도 있다. 인공조미료 맛도 느껴지지 않고 가격도 부담도 부담스럽지 않은 무난한 밥집이다.어린이날인 5일도 근처를 지나가가 그 음식점을 찾았다. 그런데 휴일이어서 그런지 음
애타게 기다린 주말한걸음에 찾은 돌오름 숲나무들 옷 갈아입는연둣빛 소리어느 화공 끓는 피삭이지 못하고마침내 토해낸 열기바윗길에 새긴 용의 비늘햇살에 흔들리는잎사귀 너머시인 정지용이 그립다던파아란 하늘 빛PHOTO BY 양희라 제주별 여행자
제주 서쪽의 숨은 명소, 정물오름…자연과 스토리텔링이 어우러진 공간최근 금오름이 유명세를 타면서, 인근에 위치한 정물오름은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방문 후기들을 보면, 정물오름은 규모는 작지만 깊은 인상을 주는 오름으로
우물쭈물 하다가 저녁 시간을 놓쳤다. 아내와 저녁 9시 가까운 시간에 남원읍사무소 주변에서 문이 열린 식당을 찾아 나섰다. 자주 가던 밥집 대부분이 문을 닫은 터라, 그냥 불이 켜진 식당에 들어섰다.테이블 6개쯤 있는 음식점인데, 가격표를 보니 처음엔 눈을 의심했다.
한라산 노루의 눈물굽이굽이 돌아마침내 합해진두 가닥 물줄기조정 관리 명으로줄 위에 선 예기(藝妓)파르르 떨리는 몸삼켜버린 깊은 계곡계곡에 멈춘 시간켜켜이 쌓여 영천오름나지막한 숲속엔차마 볕이 들지 못한다.PHOTO BY 양희라
제주의 보석, 비양도에서 만나는 자연과 시간의 이야기제주도 한림항에서 북서쪽으로 3km, 협재리에서 불과 1.5km 떨어진 작은 섬, 비양도. 면적 0.44㎢, 둘레 3.4km의 이 작은 섬은 그 크기보다 훨씬 더 깊고 오래된 이야기를 품고 있다. 비양도는 가파도,
도순동 1354번지 서쪽 냇골에 물이 있었는데, 가뭄이 심하면 화전민들은 동쪽 왕하리내(궁상천 상류)에서 물을 구했다. 서쪽 내 골짜기 곁 집터 사이에는 지금도 돌방아 아랫돌이 남아 있다. 주변 문 씨, 윤 씨, 나 씨 집안이 돌방아를 함께 사용했던 것으로 보인다. 도
이승에서 못다 이룬 인연끝내 서러워쇠소깍에 몸을 던진선남선녀의 눈물검은 해수욕장안개에 갇히고밤새 파도소리에잠 못 이룬 등대누가 쌓았나?빈 모래밭에 돌탑직립의 무게아슬아슬한 시간PHOTO BY 양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