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틀거리던 내 자전거, 어!! 달리네?

‘두 바퀴로 행복한 남원읍’ 강좌 개강, 어린이 32명 페달 밟기 시작

어린이들이 기다리던 자전거 교실이 시작됐다. 자전거 운전법을 배우려고 모인 아이들은 주말 오후 자전거학교 선생님들과 함께 구슬땀을 흘렸다. 바라보는 부모님들 얼굴에 조바심과 안타까움이 묻어났다.

2024년 남원읍주민지치센터 특화프로그램 ‘두 바퀴로 행복한 남원읍’(초등학생 자전거 교실)이 개강했다. 8일 개강인데 비가 내려서, 일제 자전거 연습은 9일부터 시행됐다. 남원읍에 사는 어린이 32명이 자전거를 교실에 참가한다. 주말 오전반(1기)과 오후반(2기) 각각 16명 씩 나뉘어 남원체육관에서 자전거 이론과 운전법을 배운다.


▲ 자전거를 타기 전에 몸을 푸는 장면(사진=장태욱)

‘제주 자전거학교’ 김형찬 교장과 김후배 선생이 교육을 맡았다. ‘제주 자전거학교’ 는 도내 여러 학교와 읍면동을 다니며 자전거 교실을 시행하고 있다. 김형찬 교장은 “남원읍은 넓은 운동장과 체육관이 있어서 자전거 수업 여건이 정말 좋다. 정말 최고다”라고 말했다.

참가한 대부분 어린이들은 부모와 함께 현장에 왔다. 남원에 사는 노 아무개는 “딸이 남원초등학교 2학년인데, 그동안 보조바퀴가 있는 자전거를 탔다.”라며 “이제 보조바퀴를 떼려면 자전거 타는 법을 배워야 할 것 같아서 데리고 왔다.”라고 말했다.

야외 강의로는 첫날이라 어린이들은 우선 준비운동부터 배웠다. 몸을 잘 풀고 자전거를 타야 부상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 자전거에 오르면 가장 먼저 두 발로 땅을 차면서 앞으로 나가는 연습을 한다. 이 과정에서 몸이 균형을 잡는 요령을 터득한다.(사진=장태욱)

봄을 푼 다음에는 발로 자전거 스탠드를 밀어 올린 후, 자전거 손잡이를 잡고 끌고 가는 요령을 익혔다. 그리고 자전거에 오른 후 양발로 땅을 밀면서 몸의 균형을 잡는 요령을 배웠다. 여기서 자전거에 적응하는 능력이 확인된다. 발로 땅을 쭉 밀면서 앞으로 빨라 나가는 어린이는 자전거를 금새 배우는데, 그렇지 못하고 진도가 더딘 아이들이 있다.


▲ 균형이 무너지는 어린이. 이런 과정을 반복하다 보면 어느새 몸이 중심을 잡게 된다. (사진=장태욱)

▲ 일찌감치 자전거 페달을 돌리며 여유롭게 운전하는 어린이도 나왔다.(사진=장태욱)

그 다음에는 한쪽 발로 땅을 짚으면서 다른 쪽 발로는 페달을 돌리는 연습을 했다. 페달을 돌릴 걱정을 하면서 땅을 쳐다보면 몸의 균형이 무너지는데, 마음에 여유를 갖고 앞을 바라보면 균형을 잡고 전진할 수 있다.


이 두 과정을 무사히 마친 어린이는 두 발로 페달을 돌리며 자전거를 운전하는데, 그렇지 못하면 될 때까지 반복한다. 자기 아이가 탄 자전거가 비틀거리는 걸 보는 부모의 얼굴에 안타까움이 묻어있다.

강좌가 시작한 뒤 한 시간도 지나지 않았는데, 자전거를 타면서 운동장을 여유롭게 도는 어린이가 나온다. 김후배 선생은 “두발로 땅을 짚고 나갈 때 벌써 균형을 잡는 아이들이 있는데, 그러면 바로 페달 돌리며 탈 수 있다.”라고 말했다.

세상만사 쉬운 게 없고, 그렇다고 불가능한 것도 없다. 그저 될 때까지 반복하다 보면 어렵게 여겨지던 것들도 어느새 익숙해질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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