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국 반 잡초 반’이던 수국 거리, 다시 제 빛을 찾았다

16일, 서귀포시 남원읍 하신위로 신례리와 위미리를 연결하는 구간에 예초기 엔진 소리가 요란하다. 일요일이고 날씨마저 무더워, 일하는 사람들 얼굴에 구슬땀이 가득하다. 남원읍 4-H 회원들이 길가에 잡풀을 제거해 단정하게 꾸미는 일을 하는 중이다.


▲ 수국이 피었는데, 잡초와 뒤섞여 화사한 경관을 만들지 못했다.(사진=장태욱)

이 도로는 2015년경에 개설돼 비교적 새로운 길에 속한다. 도로가 개설되니 가로수도 없고 삭막했는데, 2020년에 위미1리 주민들이 길가에 수국을 심었다. ‘사계절 꽃피는 향기 가득한 남원읍 만들기’ 사업의 한 갈래로 추진한 일이다. 삽목한 수국은 도로변에 어려움 없이 뿌리를 내리고 싹을 냈다. 아무것도 없는 길가에 수국이 자라기 시작했다.

남원읍과 주민이 나서 노력한 결과에 맞게 수국은 화사한 꽃을 피우기에 이르렀다. 그런데 초여름, 주변에 잡초마저 우거져 기대했던 만큼 화사한 경관은 나오지 않았다. 꽃 반 잡초 반, 보는 이의 마음까지 불편해졌다.


▲예초기로 잡초를 제거하는 회원들(사진=장태욱)

그러데 남원읍 4-H 회원들이 나서 풀을 제거하고 나니 화려한 수국이 제 빛을 찾았다. 연두색과 보라색 수국이 돌담과 어우러져 거리는 한결 화사해졌다. 수국 꽃이 모여 공 모양을 이룬 모습이 보는 이의 마음까지 풍요롭게 한다.

남원읍 4-H 김조이 회원은 “남원읍과 주민이 서로 협력하는 일이다. 수국 거리인데, 일하면서도 화사한 꽃을 볼 수 있어서 좋다.”라고 말했다.


▲ 잡초를 제거하고 나니 거리는 한결 화사해졌다.(사진=장태욱)

이런 땀방울이 모이고 시간이 누적되면, 거리는 명품 길로 자리 잡을 것이다. 여름, 수국이 함박웃음을 짓는 동안 농장 다녀오는 길이 행복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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