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속한 비가 주말 내내 내렸다.날이 개길 기다리다가 일요일 오후에야 마흐니 숲길로 떠났다.빌레 위에 숲을 이룬 곶자왈한겨울 추위를 버텨낸 나무는 초록 잎을 자랑하고바위를 덮은 이끼는 물을 머금고 연둣빛을 발한다.나무만큼 사랑스러운 시를쓸 순 없을 것 같아.달콤하게 흐르
일요일 새벽, 성읍리 좌보미오름을 향했는데갑자기 이름에 끌려 영주산 둘레길로 들어섰다.600년 도읍을 수문장처럼 지켜온 영주산천국 계단에 첫발을 내딛을 무렵,검을 구름 사이로 여명이 비치기 시작했다.하늘이 가까워지는 기분에 취해 발길을 옮기다 보니어느새 해는 중천이고
토요일 아침,늦잠이라도 자야 하는 시간인데습관처럼 일찍 일어나 길을 나섰다.새섬과 천지연을 이어주는 새연교그 위에 테우가 있고 그 안에 폭포가 있다.새벽녘 뱃고동 소리 장닭 소리보다 크다. - 故 오승철 시인의 ‘새연교' 제2연새섬을 연결한다고도 했고, 새로운 인연
군부와 따개비가 갯바위에 모도록이 붙어있듯송당은 오름 군락이 명품이다.주말 이른 새벽, 설레는 마음으로 송당을 향해 길을 나섰다.비치미오름과 민오름을 오르는 날이다.봄이지만 싸늘한 새벽공기를 마시며 비치미오름 정상에 오르니태양이 환하게 손님을 맞았다.푸른 들판에서 소떼
절기상 봄이 온 지 오랜데기다리던 봄 날씨는 좀체 찾아오지 않는다.봄볕 내리는 들녘에서 초록 기운 채우려고오후 2시에 오름으로 길을 떠났다.모지오름을 지나 따라비오름 가는 여정들풀에 물이 오르고 회색 줄기엔 비로소 움이 돋는다.봄꽃 바라는 간절한 마음 알았는지오름 너머
거리에 벚꽃이 피기 시작했다.개화를 재촉이나 하듯 아침까지 비가 내렸다.아침 일찍 길을 나섰다.날씨를 핑계로 오름 등반을 미루고 전망 좋은 곳에서 커피나 한 잔 마실 요량이었다.그런데 발길은 어느새 전망 좋은 찻집이 아니라, 전망 좋은 산을 향했다.감산리 마을회관 근처
화창한 토요일, 발길이 닿는 대로 걸었는데 어느새 서건도 앞에 닿았다. 14물이라 간조와 만조 차도 별로 없는데 정확히 아침 간조에 펼쳐진 모세의 기적. 하늘이 서건도를 가라는 계시라도 내렸나?누가 이섬을 ‘썩은섬’이라 했던가? 신이 조각조각 새겨놓은 섬이 진귀하기도
모처럼 화창한 주말이다. 일요일 새벽마다 반복하는 일이지만, 오름 오를 생각에 새벽잠을 설치기 일쑤다. 이번 주는 큰지그리오름, 족은지그리오름, 바농오름이 기다린다.산행 초입에 거대한 고목이 쓰러져 누워있는 것을 보았다. 문득 그 고목이 살아온 세월이 궁금해졌다. 어
법정스님은 ‘오늘 우리의 삶도 단 한 번이고, 지금 이 순간도 생애 단 한 번의 시간이며, 지금 이 만남 또한 생애 단 한 번의 인연이다.' 라고 했다. 유명한 ‘일기일회(一期一會)’ 법문인데, 다시 오지 않을 지금 삶의 중요성을 강조한 말이다.3월 초인데 한파가 다시
일요일 새벽에 일어나 날씨부터 확인했다.비가 내리고 바람까지 불었다.멀리 갈 것 없이 가까운 이승이오름을 올랐다.자주 만나는 사람도 미용을 하거나 새옷을 입으면 몰라볼 때가 있다.숲길도 그렇다. 계절마다 제 옷을 바꿔 입으니 자주 가는 길도 헤맬 때가 있다.25일에도
나들이를 준비하는데 새벽부터 가랑비가 내렸다.옷이 젖지 않을 만큼 내리는 친절한 비를 맞으며 물영아리 중잣성 생태탐방로를 걸었다.개미와 달팽이 같은 놈들은 비를 반겨 외출을 하고, 나무는 제 몸 구석구석에 물로 채운다.잦은 비로 하천은 바닥서부터 물을 채웠다.이 길에서
‘숲은 우거져서 펼쳐지고 숨은 몸 안으로 스미는데 숨이 숲을 빨아 당길 때 나무의 숨과 사람의 숨이 포개진다.’작가 김훈이 수필집 ‘자전거 여행’에 숲을 칭송하며 남긴 문장인데, 제주도 곶자왈의 충만함을 표현하기에 이만한 문장을 찾기도 어렵다.설 연후에 서광 오설록 티
입춘이다.주말 비를 맞으며 오른 왕이메오름걷는 내내 가랑비가 얼굴을 타고 내려도푸른 들판과 초록 숲을 지나는 여정은봄의 기운으로 설레고 충만하다.고단한 여정에는 언제나 보상이 따른다.안덕면의 오름과 들판 위를 지나는 구름은그려 고치기를 반복한 수묵화처럼몽환의 연속이다.
새해 첫 일출을 보기 위해 새벽잠을 설치며 바다로 갔다. 여명 걷히고 갈매기 떼로 휙 지나가더니범섬 동편으로 얼굴 내미는 태양,하늘과 바다를 붉게 태웠다.서귀포 해안 절벽과 범섬과 바다와 갈매기,살아 있는 모든 것이 새벽 태양 아래서 불끈거릴 것 같은
주말이면 거친 숨을 쉬며오름을 오르고 내리길 거듭했다.2023년 마지막 날도 어김없이 오름을 올랐다.남조로 변에 서로 자신을 낮추고 친구처럼 서있는구두리오름과 가문이오름.편백나무와 삼나무 숲을 지날 무렵,푸른 숨을 내쉬며 고백했다."나 또한 푸른 이들과 벗이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