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도 살지 않을 쓸쓸한 길, 푸른 하늘엔 편지를 띄웠다

하늘 맑은 주말,
이게 몇 달 만인가?

이같이 찬란한 주말이면
바다보다 더 푸른 하늘을 보러
한라산에 오를 일이다.

이른 아침 접어든 영실탐방로
일찍이 시인 정지용이 노래했듯
귀신도 쓸쓸하여
살지 않을 길이다.

등골 휜 나무가 손짓하는 대로
남벽을 향해 걷는데
절정에 가까울수록
숨은 거칠고
나무키는 점점 작아진다.

종일을 걸어도
백록은 한 마리도 찾지 못했고
푸른 하늘에는
김광석처럼 편지를 주고 왔다.


PHOTO BY 양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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