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리 현지인들의 일상은 기도와 의식이 전부라 해도 될 만큼 수많은 의식이 있습니다. 발리에 갈 때마다 한 번씩은 꼭 발리 가족들과 함께 사원에 의식을 하러 가는데요. 사실 이제까지 무슨 세리머니인지도 모르고 무작정 따라갔었습니다. “키라, 세리머니 갈래?” 라고 물으면
발리 도착했을 무렵, 우붓왕궁 주변에 아주 높은 탑이 만들어지고 있더니 며칠 후 거대한 보라색 황소 조형물이 왕궁 앞에 세워졌습니다. 알고 보니 왕가 장례식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2월에 돌아가셨는데 4월에 거대한 장례식을 한다고 합니다. 발리의 왕궁 장례식을 볼 수
제주에 살면서 좋은 점 중 하나는 계절을 먹는 일입니다. 삼춘들 각자가 가진 우영팟에는 그 계절에 맞게 다양한 먹거리가 자라고 있지요. 우영팟에서 쑥쑥 올라오는 부추를 뜯는 것만큼 즐거운 일이 제주 향토 오일장 가는 일입니다. 딱히 살 것도 없으면서 시장 구경은 언제나
처음 제주에 살면서 놀랬던 것 중 하나가 ‘괸당문화’였습니다. 제주 현지인과 함께 식당에 밥 먹으러 가면 죄다 친인척 아니면 친구, 사돈의 팔촌입니다. 그래서 제주에서 국회의원 나가려면 괸‘당’이어야 한다는 우스갯소리도 들은 적이 있답니다.▲ 집에서 열린 장례식에 이웃
저에게 제주에 고마운 제주사람1(승진 아저씨)과 고마운 제주사람2(경훈 아저씨), 그리고 키라네 제주어멍이 있는 것처럼 발리에도 가족과 같은 발리 현지인 가족들이 있습니다. 킹뇨만 삼촌 가족, 아유 언니네 가족, 아리네 가족, 까르띠 언니네 가족 등입니다. 이 네 가족
저는 나이가 들면 우리나라가 아닌 외국에 가서 살고 싶었습니다. 아니 살아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10년 전, 그 당시 도시에 사는 30대 직장인 여성인 제 눈에 비친 한국사회의 모습은 그리 희망적이지 못 해서였을까요? 제가 여행으로 동남아를 자주 오가는 편이었는데, 동
도시 생활을 정리하고 제주에 왔을 때, 제일 먼저 한 일은 핸드폰에 있는 모든 알람을 끄는 것이었습니다. 도시에서는 아침에 일어나는 시간뿐 아니라 심지어 샤워하러 욕실에 들어가는 시간, 샤워하고 욕실에서 나와야 하는 시간, 집을 나서 엘리베이터를 타는 시간까지도 핸드폰
제가 7년동안 제주에서 제주 사람들과 귤따러 다니다 보니, 친하게 지내는 제주 아저씨께서 “키라야, 올해 귤밭 하나 해볼래? 내가 도와줄게.”하고 물었습니다. 저는 단번에 거절했지요. 농사는 아무나 짓는 게 아니라는 것을 제가 너무 잘 알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농사는
오래전, 치앙마이에 사는 태국 현지 친구집을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태국이 빈부격차가 심한 나라라는 말만 들었는데, 사실 그 빈부격차라는 게 어떤 건지 잘 몰랐었습니다. 태국 친구와 저는 치앙마이 외곽에 있는 경비구역 2곳을 지나 단독주택이 모여 있는 마을에 도착했습니
저는 어릴 때 딱히 잘하는 게 없었습니다. 좋아하는 것도 싫어하는 것도 없었지요. 싫어하는 과목은? 없음! 좋아하는 과목도? 없음! 그래서인지 세상에서 가장 부러운 사람은 자신만의 재능을 지닌 사람들이었습니다. 달리기를 잘한다거나, 노래를 아주 잘 부른다거나, 그림을
제주에 살아봐야겠다고 했을 때, 제일 먼저 제가 한 일은 ‘귤 따기’였습니다. 왜 하필 귤 따기였냐고 물어본다면, 제가 사는 마을, 서귀포 남원이 온통 귤밭이었거든요. 여길 봐도 저길 봐도 귤밭이 넘쳐나는 동네. 지금 제가 사는 곳에서 제가 바로 뭔가 시작할 수 있는
‘키라네 책부엌’은 옛날 제주 돌집을 개조한 책방입니다. 이 건물 나이는 5~60년은 족히 넘었을 것입니다. 이 공간을 채우고 있는 책장, 선반, 테이블은 옛 건물에 맞게 고재 느낌이 나도록 하나하나 직접 만들었습니다. 책방 안 테이블을 보고 간혹 손님들이 묻습니다.
꽃꽂이를 배우러 다닌 적이 있습니다. 일주일에 한 번 가는 꽃꽂이 수업을 손꼽아 기다리곤 했지요. 꽃을 꽂을 때만큼 행복한 시간이 없었거든요. 꽃을 보는 것만으로도 미소가 절로 지어졌답니다. 기다렸던 꽃꽂이 수업을 하러 가면 바스켓에 오늘 꽂을 꽃들이 한아름씩 테이블
나이 서른을 눈앞에 둔 스물아홉은 생뚱맞은 사춘기의 시작이었습니다. 특히 유럽여행을 다니면서 성당을 간다거나 소원을 비는 곳에 가면 항상 똑같은 주문을 외웠습니다. “제발 행복하게 해주세요.”라고. 그리고 여행 갈 때마다 제 여행 가방 속에 들어있는 유일한 책 한 권은
제주의 집을 지키기로 하고, 서울에 가서 짐을 정리해서 오는 길에 백화점에 들렀습니다. 제주에 비가 많이 온다고 하니, ‘그럼 예쁜 비옷을 하나 사서 제주에서 입고 다녀야 하겠다’라고 생각했지요. 핑크색의 예쁜 비옷을 들고 제주 집에 돌아왔습니다. 드디어 비가 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