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청비 스토리와 웰빙 이미지, 변화 시도하면 빙떡은 불루오션”

김만일기념관 16일, ‘제주메밀, 메밀음식 이해로 제주 톺아보기’ 강의 열어

메밀 요리를 이용해 농촌에 활력을 불러올 수 있다는 방안이 제시됐다. 메밀에 자청비 신화가 있고 제주도가 최대 주산지라는 강점이 있기에, 빙떡에 색깔을 입히고 취향에 맞게 다양한 소를 개발하면 시장에서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분석이다. 헌마공신 김만일기념관이 마련한 강의에서 김대호 소장이 비전을 제시했다.

메밀은 오랜 기간 제주도 사람들과 함께 했던 작물이다. 척박한 환경에서도 잘 자라고, 파종하고 두어달 만에 수확할 수 있기 때문에 제주인의 허기를 채우는 식품이었다. 척박한 환경에서도 오랜 기간 독자적인 문화를 유지했던 제주섬 사람들과 많이 닮았다.


▲ ‘제주메밀, 메밀음식 이해로 제주 톺아보기’ 강의가 16일 오전 10시, ‘헌마공신 김만일기념관’에서 열렸다.(사진=장태욱)

2022년 기준으로, 제주도의 메밀 재배면적 1665㏊로, 전국 재배면적 2259㏊의 73.7%를 차지했다. 생산량도 1264t으로 전국 생산량 1982t의 63.8%에 달한다. 통계적으로는 메밀은 제주도 작물이고, 제주도는 메밀이 메카임이 분명하다.

음식재료로서 메밀은 매력이 넘친다. 쉽게 익혀서 먹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혈압을 낮추거나 당뇨병을 예방하는 효능이 있다. 식이섬유가 풍부해서 혈당을 낮춰주고 루틴 성분이 풍부해 모세혈관을 강화한다.

메밀로 만들 수 있는 음식도 다양한다. 2019년 제주도농업기술원이 발표한 ‘제라진 제주 메밀음식’에는 메밀을 재료로 하는 43가지 음식이 소개됐다. 거기에는 빙떡, 메밀칼국수, 메밀만두처럼 예전에 즐겨 먹었던 음식도 있고, 메밀핫케이크나 메밀머핀처럼 서양요리법을 활용해 개발한 음식도 있다.


▲ 제주도농업기술원이 발표한 ‘제라진 제주 메밀음식’에서 메밀칼국수를 소개하는 대목

그런데 제주도는 음식자원으로서의 메밀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음식시장에서 메밀은 별로 주목을 받지 못한다.


이런 문제를 놓고 해법을 찾기 위해 ‘제주메밀, 메밀음식 이해로 제주 톺아보기’ 강의가 16일 오전 10시, ‘헌마공신 김만일기념관’에서 열렸다. 김만일기념관이 ‘제주차와 함께 하는 문화프로그램’ 6차시로 열린 강의다. 리서치 플러스 조사연구소 김대호 소장(관광학 박사)가 강사로 나섰다.

김대호 소장은 지금 제주도 관광산업은 수요자 만족도가 떨어지는 단계에 와 있다고 진단했다. 그리고 관광대상인 자원에게 돌아가야 할 수입을 관광매체인 호텔과 렌터카, 항공사 등이 독점하는 후진국 형 구조를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문화자원으로서 향토음식을 활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향토음식은 대자본이 필요하지 않고, 자연과 가까운 곳에서 재료를 구하는 방식이 웰빙 이미지와도 맞는다고 말했다.

메밀은 제주도의 척박한 환경에 잘 적응한 작물인데, 밀가루에 비해 점성이 낮아 가공에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제주도가 메밀 요리로는 으뜸인데, 여러 불리한 여건에서 일궈낸 훌륭한 문화라고 밝혔다.


▲ 김대호 소장은 변화를 시도하면 빙떡은 시장에서 불루 오션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사진=장태욱)

김대호 소장은 여러 메밀 요리 가운데 빙떡의 가능성에 주목했다. 김 소장은 빙떡에 자칭비 스토리가 있는 점, 제주도가 메밀의 최대 산지인 점, 제주도에 빙떡 전문가가 많은 점, 요리가 비교적 간단한 점, 무 말고도 다양한 소와 결합할 수 있는 점, 다이어트에 유리한 점, 먹기에 간편한 점 등 유리한 요소가 많다고 제시했다. 그리고 “빙떡과 유사한 케밥, 만두, 김밥 등이 세계시장에서 성공한 사례가 있는 반면, 빙떡이 아직 개척되지 않은 불루 오션이다.”라며 “주민들이 메밀과 빙떡에 주목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김 소장은 “빙떡은 회색이고 빙떡 안에 무를 넣는다는 건 고정관념이다.”라며 “그걸 깨야 성공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강황 같은 걸로 빙떡에 노란 색을 입힐 수도 있고, 무 대신에 양배추나 당근, 표고버섯, 달걀 등 취향에 맞게 다양한 소를 넣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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