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무대에 오른 문희경 “삼춘들 보니 돌아가신 어머니 생각나”
배우 문희경 씨 17일, 하례1리 한마음 노래자랑 초청가수로 무대에 올라
유명 배우 문희경 씨가 추석을 맞아 고향에 마련된 무대에 올라 노래솜씨를 뽐냈다. 노래를 부르는 중간 중간에 무대에서 내려와 객석에 앉은 어른들과 손을 잡고 노래를 부르며 정을 나눴다. 그리고 친구와 삼촌, 부모님과 관련한 얘기를 전하며 고향에 대한 사랑을 드러냈다.
서귀포시 남원읍 하례1리(이장 김시철)가 17일 저녁 광장작목반 마당에서, ‘제 4회 리민 한마음 노래자랑’을 개최했다. 하례1리 청년회(회장 김보성)가 행사를 주최·주관했다.
생태관광 1번지라는 명성에 걸맞게 노래자랑이 열리기 전, 5시부터 ‘탄소중립 실천 선도마을 선포식’, ‘에코백 만들기’, ‘가죽 동아리 제품 판매’ 등 환경을 주제로 다양한 이벤트가 열렸다. 그리고 하례1리 청년회 창립 52주년을 축하하는 기념식이 열렸다.
저녁 6시30분부터 마을 11개 반을 대표하는 출전자들이 차례로 무대에 올라 그동안 갈고 닦은 노래솜씨를 뽐냈다. 문희경 씨는 이날 심사위원으로 참석해 참가자들의 무대를 평가했다. 문희경 씨는 심사 총평에서 “무대에 오른 주민들이 연습을 많이 한 걸 보고 깜짝 놀랐다. 다른 심사위원들도 심사에 힘이 들었을 것이다.”라며 “그래도 모두 공정하게 점수를 매겼다.”라고 말했다.
심사 결과, 이영서 씨와 안대진 씨가 각각 인기상을 받았다. 그리고 현윤지 씨가 우수상을, 김희정 씨와 문지서 군이 최우수상을 차지했다.
주민 노래자랑이 끝나자 문희경 씨가 초청가수로 무대에 올랐다. 문희경 씨는 자신의 고향을 사랑하는 진심을 담은 노래 ‘옵서예 서귀포’로 첫 번째 무대를 선보였다. 문희경 씨는 고향 서귀포에 대한 애정이 남달라 서귀포시 홍보대사에 위촉되기도 했는데, 지난 2021년 자신이 직접 가사를 써서 ‘옵서예 서귀포’를 발매했다.
두 번째 곡으로 ‘고향역’을 불렀다. 노래를 부르면서 “아버지가 좋아하는 노래라 이 자리에 아버지를 모시고 오고 싶었는데, 몸이 불편하시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무대 말미에는 “마을 삼촌들을 보니 3년 전 돌아가신 어머니 생각이 나서 울컥했다.”라며 고향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노래를 끝나기가 무섭게 앙코르 요청이 이어져 무대를 끝낼 수가 없을 지경이었다. 이후에도 ‘아이 좋아라’, ‘얄미운 사내’, ‘평행선’ 등을 부르며 흥겨운 무대를 꾸몄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지난 2022년에 발매한 ‘나에게 보내는 편지’를 부르며 무대를 마무리했다.
‘여기까지 오느라 많이 힘들었겠다. 그래 이만하면 잘한 거야. 아주 잘살아왔어. 세상이란 바다 위에 홀로이 던져졌다. 그래 이만하면 잘한 거야. 아주 잘살아왔다.’
노래는 마치 젊어서 고향을 떠나 의지할 데 없는 상황에서 힘든 여정을 겪으며 연기자로, 가수로 살았던 자기 인생에 대한 위로처럼 들렸다.
문희경 씨는 “하례1리 청년회가 일을 잘하고 의미 있는 무대를 꾸몄다.”라며 “지난봄에 출연 섭외가 왔는데, 그 태도가 씩씩해서 반가웠다.”라고 말했다.
하례1리 청년회는 지난 4월에 추석 노래자랑을 기획하면서 고향 출신인 문희경 씨를 초청가수로 부를 것을 결정했다. 김보성 청년회장은 당시 일에 대해 “우리가 문희경 선배님께 출연을 요청했는데, 순간의 망설임도 없이 흔쾌하게 출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출연료를 드렸는데, 대부분을 청년회 활동에 쓰라고 돌려주셨다. 고향과 후배를 사랑하는 마음을 알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문희경 씨는 1965년 서귀포시 남원읍 하례리에서 태어나 하례초등학교화 효돈중학교, 서귀포여자고등학교, 숙명여자대학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했다. 1987년 강변가요제에서 '그리움은 빗물처럼'으로 대상에 오르며 연예계에 데뷔했다. 1990년대 중반 이후에는 배우로 방향을 변경한 후, 뮤지컬과 영화를 넘나들며 뛰어난 배우로 변신했다. 많은 드라마에 출연했는데, 지난해에는 SBS ‘더 트롯’에 출연하며, 가수로서도 건재한 실력을 과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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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욱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