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쭉한 국물에서 풍기는 진한 보말향, 이런 칼국수는 처음
[동네 맛집] 부에난소라 하효마을
서귀포시 하효동은 감귤의 주산지로 유명하다. 1년에 눈이 쌓이는 날이 하루도 되지 않은 정도로 온화한 날씨 덕에 맛있는 귤을 생산하는 마을로 명성을 유지한다. 그런데 최근 10여 년은 관광명소 쇠소깍으로 더 유명해졌다. 쇠소깍 천연비경과 수상레저가 알려지면서 많은 여행객이 이곳을 찾는다.
쇠소깍 서쪽 가까운 곳에 하효항이 있는데, 그 입구 건물 2층에 조그만 음식점이 있다. 상호가 ‘부에난소라 하효마을’이라, 의미를 아는 사람은 상호에서 한 번 웃는다. ‘부에나다’는 ‘부화가 치밀어 오르다’는 의미. ‘부에난소라’는 ‘화난 소라’다.
17일 오후에 아내와 음식점을 찾았다. 오전 밭일을 하고 늦은 오후에 찾은 터라, 가게가 한산했다.
가장 잘 나가는 음식을 물었더니, 보말칼국수와 보말전, 객주리조림이라고 했다. 보말칼국수 2인분과 보말전을 주문했다.
주문과 동시에 배추겉절이, 콩나물무침, 멸치볶음, 깻잎장아찌, 어묵, 궁채·마늘장아찌 등 밑반찬이 나왔다. 그리고 10분도 지나지 않아 보말칼국수와 보말전이 함께 나왔다.
보말칼국수는 일단 큰 솥에 2인분이 함께 나온 게 특징이다. 다른 가게의 칼국수는 국물이 맑은데, 이집은 국물이 걸쭉했다. 미역, 대파, 고추 등 채소와 함께 보말을 많이 넣은 데다 감자를 넣은 게 독특했다.
걸쭉한 국물에서 보말 맛이 진하게 느껴졌다. 실제로도 보말이 많이 씹힌다. 보말칼국수를 많이 먹어봤는데, 이집 맛은 정말 독특했다. 주인장은 보말을 많이 넣고 감자까지 더해서 걸쭉해진 것이라고 했다.
보말파전, 색깔부터가 짙은 초록색이다. 처음엔 무슨 녹색채소를 갈아 넣은 것으로 생각했는데, 보말의 내장을 넣어서 이런 색깔이 난다고 했다. 보말과 함께 대파와 고추, 쪽파 등을 봄 채소를 넣어서 전을 붙였는데, 보말향이 짙게 풍기는데, 고소하고 맛이 있다.
가게를 운영하는 사람은 김찬민·김도민 씨 형제다. 형제는 예전에 하효 해녀들이 음식점을 운영해서 작년 가을에 새롭게 문을 열었다. 요리는 주로 김도민 씨가 한다.
김도민 씨는 8년 전부터 서울에서 음식점을 운영했다고 한다. 그리고 형제가 제주도에 가서 한 번 살아보자고 의기투합해서 문을 연게 ‘부에난소라 하효마을’이다. 제주도 현지에 맞는 음식을 내놓기 위해 많은 곳을 돌아다니며 맛도 보고 연구도 했다고 한다. 그런 연구와 고민 끝에 내놓은 게 보말칼국수와 보말전이다.
김찬민 씨는 “음식점을 열었는데 손님들이 꾸준히 찾아주셨다.”라면서 “지역에서 장사를 하려면 공동체와 유대를 잘 유지해야 하는데 우리가 아직 그런 일에 미숙하다. 잘 하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형제가 협력해서 장사를 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게다가 그곳이 낯선 곳이면 더욱 그렇다. 이들의 인생 2막을 응원하는 마음까지 생겼다. 가까운 곳에 별미 맛집 하나 더한다.
부에난소라 하효마을
서귀포시 쇠소깍로 151-7, 2층
보말칼국수 1인분 1만2000원, 보말전 1만5000원, 객주리조림 중 4만5000원
보말죽 1만3000원, 전복죽 1만5000원, 고등어구이 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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