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밭인데, 재미 팔고 일자리 산다
‘푸른팜 가치놀장’ 장터 22일 열려
꽃을 재배하는 비닐하우스인데, 종일 사람들이 북적거렸다. 산타 모자를 쓴 사람도 많이 보여 송년잔치를 연상케 했다. 플리마켓인데, 수입금은 장애인 일자리를 만드는 데 쓰인다고 했다.
‘푸른팜 가치놀장’ 장터가 23일 서귀포시 상효동 소재 푸른팜 사회적협동조합 회원에서 열렸다. 반려식물을 매개로 이웃사랑의 마음을 모으는 자리다. 꽃도 팔고, 음식도 팔고, 수재 공예품도 팔았는데, 소원나무꾸미기, 음악여행, 미니농구게임 등 다채로운 이벤트도 열렸다.
푸른팜 사회적협동조합(대표 민신철)은 발달장애인을 포함해 사회적 약자에게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설립된 법인이다. 지난해 11월 설립총회를 거쳐 올해 3월에 사회적협동조합 설립 인가를 받고, 7월에 상효동 돈네코계곡 인근에 펠롱꽃농장을 개장했다.
민신철 대표는 “푸름팜은 발달장애인에게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만든 사회적협동조합이다. 서귀포의 특성을 살려 꽃을 재배하는 게 적합하겠다는 판단으로 펠롱꽃 농원을 운영한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현재 5명의 발달장애인이 인턴으로 고용돼서 농원에서 꽃을 가꾸는 일을 한다. 한 명이라도 더 고용하는 게 우리의 목표다.”라고 말했다.
민 대표는 “오늘 자리는 사회 여러 곳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이 각자 자기가 가진 재능을 모아서 가치를 만들어보자는 뜻에서 만든 자리인데, 수익이 나면 조합과 농원에서 일하는 장애인을 위해 사용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이날 플리마켓에 참여한 셀러 가운데 서귀포작은예수의집 윤주영 시설장도 있다. 서귀포작은예수의집은 발달장애인을 돌보는 시설인데, 지금 12명의 장애인이 거기서 함께 생활하고 있다. 윤 센터장은 이날 장애인이 만든 도기를 팔았다.
윤 시설장은 “우리 시설에서 생활하는 백*현이 여기에서 인턴으로 일한다. 장애 정도가 매우 높은데, 여기서 의외로 잘 적응해서 일을 하고 있다.”라며 “식물을 가꾸는 일이 발달장애인에게 매우 좋은 일인 것 같다. 협동조합이 오래 잘 운영되고, 장애인들이 여기서 일자리를 얻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신승훈 중앙동도시재생센터장이 1일 디제이를 맡았다. 신 센터장은 “내가 음악을 잘 아는 것은 아니나, 스마트폰으로 검색하면서 신청 음악을 들려주며 된다.”라고 말했다.
참여한 시민들을 전시된 화분을 구입하거나, 셀러들이 파는 수제품을 구입하며 장터에 힘을 보탰다. 함께 놀면서 상품도 사고파는 ‘가치 놀장’, 소비가 재미와 가치를 함께 만드는 장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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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욱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