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아래’서 미래보물을 찾는 사람들

[서귀포시 미래문화자산 ②] 서귀포시 미래문화자산 발굴단의 활약

서귀포시문화도시센터(센터장 이광준, 이하 ‘센터’)는 문화도시 사업 거버넌스의 핵심 주체로서, 문화도시 사업을 기획하고 총괄하고 주민교육을 통해 인력을 육성하며, 주민의견을 수렴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문화도시 서귀포의 목표는 ‘미래세대를 위한 생태문화도시’ 조성이다. 서귀포시는 지난 2020년 법정 문화도시 본사업을 시작해 올해로 5년 차를 맞는다.

센터는 그동안 문화도시 사업으로 ▲마을라운지 조성 ▲놀멍장(문화 마켓) ▲창의문화캠퍼스 ▲봄꽃 하영 이서(봄꽃 축제) ▲기후예술 프로젝트(기후변화 대응 예술활동) ▲미래문화자산 선정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했다.


▲ 고성봉 씨가 지난 2021년 4-H표지석을 서귀포시 미래문화자산으로 선정할 것을 제안하며, 추진단원들에게 취지를 설명하는 장면이다. 4-H표지석은 미래문화자산으로 선정됐고, 그 일을 계기로 4-H 단원들이 미래문화자산 발굴단에 이름을 올려 많은 활약을 했다.(사진=장태욱)

미래문화자산 선정 사업은 서귀포시를 대표하는 유산 가운데 국가·제주도 등이 지정하거나 등록 문화재로 등재하지 않은 유·무형 자산을 찾는 일이다. 센터는 2021년부터 서귀포시민의 삶과 기억 속에 깊이 각인되고, 공감을 불러올 만한 대상으로 미래문화자산을 선정하는 일에 나섰다.

미래문화자산 선정 사업은 초창기에 추진이 순조롭지 않았다. 처음엔 사업 홍보가 되지 않았고, 시민들이 개념을 잡지 못해 애를 먹었다. 코로나19라는 복병을 만나 활동에 제약이 있었던 것도 큰 난관이었다. 2021년과 2022년은 시민의 자발적 제안에 의존한 결과 각각 16건의 제안이 들어온 게 전부였다.

센터는 시민의 자발적 제안을 기다리는 데서 벗어나, 2023년부터는 시민발굴단을 구성해 미래문화자산 찾기에 속도를 냈다. 그 결과 2023년에는 18명이 시민발굴단에 참여해 총 82건을 미래문화자산 후보를 발굴했다. 그리고 2024년 미래문화자산 발굴단으로 활동한 시민은 27명, 이들은 총 409건의 자산을 발굴해 미래문화자산으로 선정할 것을 제안했다. 그동안 보지 못했던 ‘발아래 자산’이 시민의 눈에 포착되기 시작한 것이다.

예년의 활동과 비교하면 2024년 시민발굴단의 활동은 돋보이는데, 이는 발굴단을 내실 있게 구성한 결과라 할 수 있다. 2024년 시민발굴단은 서귀포시 4-H본부, 창의문화농부(서귀포시문화도시센터 창의문화캠퍼스 수료생) 위주로 구성됐는데, 그 가운데 서귀포시 4-H본부의 활약이 돋보인다. 센터 관계자는 서귀포시 4-H 회장을 맡았던 고성봉 씨의 역할이 컸다고 말한다.

고성봉 씨는 서귀포시 4-H 회장을 맡던 지난 2021년 서귀포시 4-H 표지석 30기를 서귀포시 미래문화자산 등재를 신청했다. 과거 문명퇴치와 농촌 계몽운동으로 시작하여 지역사회를 성장시켰던 4-H 운동의 정신을 기린다는 취지였다. 표지석은 미래문화자산 추진단의 심의를 거쳐 그해 서귀포시 미래문화자산(2021년 5호)으로 지정됐다.

고성봉 씨는 “표지석이 미래문화자산으로 지정된 사실을 제주도 지부는 물론이고 중앙회와도 공유했다. 중앙회는 이 사실을 고무적으로 인식했고, 중앙회지에 내용이 실리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서귀포시 4-H본부는 기쁨을 나누는데 그치지 않고 2024년 미래문화자산 발굴에 단체로 나섰다. 회원 12명이 시민발굴단에 참여해 자신이 사는 마을을 중심으로 사라져가는 자원을 발굴하는 일에 열심을 냈다.


▲ 양인호 씨는 이장으로 활동하던 2022년, 과거 마을주민이 생활용수로 사용했던 생이물과 창새미소를 미래문화자산으로 제안했다. 두 연못은 그렇게 미래문화자산에 선정됐고, 의귀리마을회는 이 주변의 환경을 정화하기 위해 생태계서비스 지불제 사업에 참여했다. 양인호 씨는 2024년 미래문화자산 발굴단에 이름을 올려 숨은 자산을 발굴하는 일에 열심을 냈다.(사진=장태욱)

마을 리더의 활동도 주목할 만하다. 양인호 씨는 의귀리 이장을 역임하던 2022년, 과거 마을 주민이 생활용수로 활용했던 ‘생이물’과 ‘창새미소’를 서귀포시 미래문화자산으로 신청했고, 두 건은 그렇게 선정됐다.

양인호 전 이장은 거기에 그치지 않고 두 연못을 마을 명소로 가꾸는 사업을 추진할 계획을 세웠다. 제주자치도가 추진하는 생태계서비스 지불제 사업에 참여를 신청해 생이물과 창새미소 주변에 주민 인력을 투입해 잡목을 제거하고 쓰레기도 줍는 정화활동을 펼친다. 그리고 안내표지를 설치해 방문자의 이해를 돕고, 환경감시단을 운영해 환경 훼손을 예방한다.

양인호 씨는 이장 임기가 끝나자, 미래문화자산 발굴단에 이름을 올리고 마을에 남아 있는 자원을 찾는 일에 나섰다. 부모님이 사는 집을 중심으로 옛 농기구와 생활용품 등 40여 건을 찾아 미래문화자산으로 지정할 것을 제안했다.

2024년 시민발굴단의 활동에 힘입어, 서귀포시 노지문화지도는 시민이 발굴한 자산으로 풍부하게 채워졌다. 



** ‘서귀포시문화도시센터’와 ‘서귀포사람들’이 지역 파트너쉽 사업으로 작성한 기획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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