람사르습지로 등록된 산정호수, 오르는 길은 모든 숲을 품었다
[김미경의 생태문화 탐사, 오름 올라] 마른 섬에 물을 품은 오름들(25-①) 물영아리
생물학적, 지질학적 가치가 뛰어난 곳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물영아리오름은 정상 분화구에 물이 고여 형성된 습지를 품고 있어 독특한 생태계를 이룬다. 지표수나 지하수가 아닌 강수에 의해 물이 고이는 특성과 오랜 세월 동안 식물과 유기물이 쌓이며 형성된 습지 퇴적층이다. 그 깊이가 최대 10미터에 이른다. 이렇게 형성된 이탄층은 습지생태계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고 한다. 이곳은 람사르습지로 지정된 보호구역이며 생물학적, 지질학적 가치가 뛰어난 곳으로 알려졌다.

람사르습지는 람사르협약에 따라 독특한 생물지리학적 특성을 가지거나, 희귀동물 서식지 및 물새 서식지로서의 중요성을 가진 습지를 보호하기 위해 지정된 습지를 말한다. 습지의 ‘대표성 및 고유성’과 ‘생물다양성’에 근거하여 9개의 등록 기준에 따라 채택되었고 우리나라는 습지보전법에 근거하여 습지선정, 각 부처(환경부, 해수부) 계획수립, 의견수렴 등 협의에 따라 등록을 마치게 된다.
전국 9개 람사르습지도시 중 제주도에 2개
우리나라는 람사르습지로 26개 지역이 등록되어 있고 제주는 5개의 습지를 가지고 있다. 그 중의 하나가 바로 이 물영아리오름이다. ‘람사르습지도시 서귀포시’는 람사르습지 물영아리오름 등 습지보전지역의 인근에 위치하고 보전과 현명한 이용에 모범적으로 참여한 도시나 마을로 람사르협약에 따라 인증을 받아 습지도시로 지정되었다. 람사르습지도시는 람사르협약에 따라 습지를 보호하고 지속 가능한 이용을 실천하는 도시를 인증하는 제도이다.

제주도는 우리나라 국토의 약 1.8%에 불과한 좁은 면적임에도 불구하고 람사르습지협약에 따른 습지로 5곳이나 이름을 올렸다. 또한 전국의 람사르습지도시가 9개인데 그중 제주도가 제주시와 서귀포시 2군데 지정되었다는 것은 이곳의 독특한 생태계와 문화적 특성을 지닌 지역임을 알 수 있게 한다.
탐방 안내와 관리는 지역주민 주도로
물영아리는 탐방안내소가 2군데가 있다. 영산강유역환경청에서 운영하는 탐방안내소와 지역주민들이 운영하고 있는 습지센터다. 이 센터에는 역시 지역 출신들로 구성된 자연환경해설사들이 주 역할을 하고 있다. 주차장 맞은편 오름안내판으로 들어가면 생태체험방문자센터 건물을 만날 수 있다.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해설사가 상주해 있고 오후 2시에는 5인 이상 해설을 신청하면 지역주민의 생생한 해설을 체험을 할 수 있다.

초입은 중잣성을 따라가는 길과 넓은 초원이 펼쳐진 탐방길을 마주한다. 새싹이 올라오는 봄이 오는 날이면 지역에서 방목하는 소들과 노루들을 볼 수 있다. 제주에서 만날 수 있는 특별한 광경이다.
탐방로 새 단장으로 탐방객 맞이
오름을 오르는 길은 삼나무 숲길과 능선길 데크 시설로 된 가파른 계단 길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서쪽으로는 자연림이 울창한 물보라길, 동쪽으로는 삼나무, 편백 등이 조림된 탐방로를 따라 걷다가 북쪽에서 오르는 능선길을 오르면 정상 습지를 만날 수 있다. 오르는 길에는 삼나무숲, 낙엽활엽수군락, 상록수군락 등이 높이에 따라 달라짐을 느낄 수 있다.
3월은 누가 사계절을 모두 만났다고 표현했다. 봄인가 싶더니 추워졌다가 다시 더워 짧은 옷을 꺼내입을 정도로 변덕스러운 날씨였다. 꽃을 피웠던 꽃들도 놀라 다 피워보지도 못하고 시들시들한 모습들까지. 햇빛이 비춰주는 날 숲 안을 걸을 수 있다는 건 행운일 것이다.
탐방로 시설을 교체하느라 정상 가는 길이 닫혀 있었다. 26일부터 개방되었고 이곳을 찾은 탐방객들은 깨끗하고 자연 그대로의 목가적인 모습에 반한다.
물영아리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남원읍 남조로 988-11
표고 808미터 자체높이 128미터
김미경
오름해설사, 숲해설가 등으로 활동하는 프리랜서다. 오름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모임 사단법인 오름인제주와 한라산생태문화연구소 사무국장으로도 열심이다. 한림북카페 책한모금을 운영하면서 오랫동안 개인 블로그를 통해 200여 편의 생태문화 관련 글과 사진을 게재해 왔다. 본 기획을 통해 수많은 독자와 소통하고 공감하는 마당을 만들어 갈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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