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령 마의 5km 허벅지 고통 끝에 환희, 아!! 백두대간

[자전거 여행] 새재자전거길 103km

봄이 무르익어 녹음이 짙어지는 5월, 하이킹에 좋은 날씨였습니다. 후배와 친구 그리고 나 이렇게 셋이서 5월 11일부터 13일까지 2박 3일 일정으로 국토종주 새재자전거길과 오천자전거길을 다녀왔습니다.


첫 번째 코스는 새재자전거길. 상주상품교에서 출발해서 문경불정역, 이화령휴게소, 수안보온천, 충주탄금대까지 약 103킬로미터에 이르는 여정입니다. 5월11일 오전 9시10분 대구공항에 도착해 봉고택시를 이용해 대구복합터미널로 이동한 후 상주시외버스터미널로 가는 표를 구입했습니다. 상주시외버스터미널에는 12시에 도착해서 지난번 금강과 낙동강 자전거길을 동행한 친구와 셋이서 인근 식당에서 점심을 먹었습니다. 그리고 새재자전거길 시작점인 상주상품교 인증센터를 향해 출발하였습니다.




상주시외버스터미널에서 상주상풍교까지는 거리는 약 20킬로미터로, 자전거로는 1시간 20분 정도 소요됩니다. 상주상풍교로 가는 도중에 자전거박물관이 있어, 잠시 둘러보기로 했습니다. 박물관에 도착해서 제주에서 왔다고 말하니 직원이 무료로 입장시켜준다고 했습니다. 무료라는 말에 박물관에 볼만한 게 별로 없을 것으로 짐작했는데, 생각보다 많은 것을 보고 생각할 수 있었습니다.




자전거 박물관에서 시간이 지체되어 상주상상풍교 인증센터에 도착한 시각은 오후 3시쯤 되었습니다. 충분한 휴식을 취한 후 다음 행선지 겸 숙소가 있는 문경 불전역 인증센터를 향해 페달을 밟았습니다. 문경 불정역까지는 33킬로미터 구간으로 3시간가량 소요됩니다. 사람과 석탄을 실었다는 불정역, 지금은 문을 닫았지만 가는 길 산중턱에는 만개한 아까시꽃 향기가 코를 자극합니다. 꽃향기에 취해 불정역에 도착하니 금강자전거길 공주에서 몸보신 시켜준 친구가 숙소 인근에 도착해 있다고 합니다.



10분쯤 폐달을 밟아 친구가 있는 곳에 도착해 여정을 풀고 넷이서 2대째 가업을 잇는다는 영남매운탕에서 저녁을 함께했습니다. 이곳이 어디입니까? 자전거가 없었으면 우리가 여기에서 저녁을 먹는 것은 불가능했을 텐데, 자전거가 이어준 인연을 얘기합니다. 지금의 느낌을 즐기는 것 또한 삶의 중요한 요소라는데 생각이 모였습니다.

그렇게 하루를 보내고, 5월 12일 새아침이 밝았습니다. 저녁부터 새벽까지 내린 비로 인해 기온은 뚝 떨어졌지만, 하늘은 맑고 쾌청합니다. 주변에서는 아침식사를 할 수가 없어서 라이딩 도중에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바람막이와 레깅스를 껴입고 친구와는 6월에 다시 만나기로 기약하면서 다음 예정지인 이화령 인증센터로 출발했습니다. 이화령 인증센터까지는 23킬로미터, 2시간10분가량 소요됩니다. 1시간가량 달려 문을 연 식당에서 올갱이국으로 아침을 먹었습니다. 그리고 30분쯤 폐달을 밟으니 마의 5킬로미터 구간이 기다립니다.




백두대간(소백산맥)에 있는 해발 1017미터 높이에서 조령산을 남서쪽으로 넘는 곳에 위치해 있어 체력소모가 심한 곳입니다. 그렇게 죽은 힘을 다해 오르막 구간을 지나 오전 9시10분쯤 이화령인증센터에 도착합니다. 힘 들여 올라온 만큼 경치는 정말 아름답습니다.


이화령은 백두대간의 본줄기(大幹)로 충북 괴산군과 경북 문경시를 잇는 고개입니다. 영남지방과 중부지방을 연결하는 지역이며 한강과 낙동강의 분수령으로 일제 강점기인 1925년 도로개설로 단절되었다가 87년 만인 2012년 복원됐다고 합니다. 행정안전부와 산림청은 이화령 고개에 연장 터널을 만들고, 터널상부를 단절되기 이전의 높이로 성토한 후 수목을 심어 생태통로를 만든 것입니다.


휴식을 취한 후 다음 예정지인 수안보온천인증센터로 출발했습니다. 이화령에서 수안보온천인증센터까지는 19킬로미터, 자전거로 1시간10분가 소요됩니다.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도 있는 법. 내리막 6킬로미터 구간에선 내가 이 길을 올랐구나 하는 뿌듯함이 밀려옵니다.




그런데 뿌듯함도 잠시, 30분쯤 달렸을 즈음에 소조령이 우리를 기다립니다. 소조령도 오르막 5킬로미터입니다. 이화령고개를 넘으면서 체력소모가 많아서 그런지 소조령은 이화령에 비해 많이 낮지만 힘든 구간입니다. 도중에 당을 보충한 후 수안보온천인증센터에 도착하니 10시30분입니다. 잠시 휴식을 취한 후 오늘 마지막 코스인 충주 탄금대로 출발합니다. 수안보 온천에서 충주탄금대까지는 28킬로미터입니다.


아침 출발 할 때부터 하늘은 맑고 쾌청한데 산 주변은 해무가 낀 것처럼 뿌옇습니다. 산중턱을 넘을 때마다 목이 컬컬하고 따끔거렸는데 꽃가루가 바람에 날려 그랬나 봅니다. 동행했던 친구가 기후변화와 서식지 파괴로 인해 벌, 나비, 잠자리 등의 개체 수가 줄었다고 걱정했습니다. 바람이라도 불어야 식물의 자연수정이 가능하다면서 바람이 그저 고마울 따름이라고 하네요. 그러고 보니 아까시꽃 주위를 맴도는 꿀벌을 보지 못한 것 같습니다.


13시 쯤 우리는 충주 탄금대에 도착했고, 충주시외버스터미널에서 셋이 점심을 먹었습니다. 새재자건거길 라이딩을 마무리하고 오천자전길 여정을 시작할 차례입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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