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에 취하고 실속도 챙기고, 산물관광농원 ‘한라봉꽃 축제’

쇠소깍 산물 관광농원, 4월 말까지 한라봉 꽃 축제
동서양 농기계와 생활용품 등 유물 전시 박물관
한라봉 꽃망울 영글고 꽃 피는 시기 맞춰 축제 열려
자연크림 만들기, 음악회, 시낭송회 등 기획

한라봉이 하얗게 꽃을 피운 날, 관광농원에 사람들이 모여 한방 연고를 만들고 있다. 체험프로그램이라는데, 듣는 이들이 너무 진지하다. 연고 제작법을 전수하는 이는 한의원 원장이고, 듣는 이들은 피부에 민감한 여성 손님들이다. 축제라면서도 ‘실속 챙기기’다.


▲ 산물자연크림 만들기 체험(사진=장태욱)

나무에 물이 올라 새순이 돋고 꽃망울이 영그는 계절이다. ‘쇠소깍 산물 관광농원’이 4월 1일부터 30일까지 ‘한라봉꽃 축제’를 개최한다. 농원은 이 기간 음악회와 시낭송회, 시니어모델 워킹공연 등 다채로운 행사를 준비했다.

오징어 굽기와 달고나 만들기, 솜사탕 만들기, 인형 뽑기 등 축제가 아니어도 열리는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도 있다.  어린이와 함께 방문한 가족은 박물관에 전시된 옛날 물건들을 보고 체험도 즐기며 오래된 추억에 잠길 수 있다.

축제 기간 실속을 챙길 만한 프로그램도 있다. 문창민 한의원장과 함께 산물자연크림을 만들어보는 것이다. 제주의 토종 자원을 이용해 천연 크림을 만들어 보는 과정인데, 잘 배우면 평생 부작용 없는 연고를 만들어 쓰면서 피부를 관리할 수 있다.

‘쇠소깍 산물 관광농원’은 효돈천 하류 쇠쇠깍에 이르기 전에 하천변 동쪽에 있다. 한라봉농장인데, 동서양의 유물을 전시한 박물관이기도 하다.


▲ 산물관광농원 입구에 전시된 유물들(사진=장태욱)

농장 면적이 약 1400평인데, 그 가운데 한라봉 하우스가 900평이다. 농원을 운영하는 이는 제주시 노형동에서 한의원을 운영하는 문창민 원장이다. 문창민 원장은 과거 사람들이 소중하게 여겼던 물건들이 갈 곳을 잃고 돌아다니는 것을 안타깝게 여겨 사비를 들여 사 모으기 시작했다. 그것들을 전시할 공간으로 농장을 활용하기로 하고 2020년 8월에 개장한 게 ‘쇠소깍 산물 관광농원’이다.

농원 입구에 들어서면, 제주도 옹기와 방아, 맷돌 등 과거 섬 주민이 사용했던 생활도구가 눈에 들어온다. “와!!”하고 반가움을 드러낼 수 있는데, 진짜 신기한 것들은 비닐하우스 농장 안에 있다.


▲ 농원에 갖은 유물이 전시돼 향수를 불러일으킨다.(사진=장태욱)
]
농장 내부를 농기구박물관, 빈티지박물관. 모루박물관, 추억박물관, 고재박물관 등으로 구분했다. 이곳에 과거 동서양 가정이 사용했을 법한 쟁기와 써레, 지게, 톱, 문지방, 문틀, 건축용 목재, 항아리, 소줏고리, 옛날교과서, 찬장, 공중전화기, 구덕, 차롱, 애기구덕, 놋그릇, 자기, 18세기 자전거, 재봉틀, 테왁, 우장 등 각종 ‘잡동사니’가 전시됐다.


▲ 농원 안에 한라봉 꽃항기가 가득하다.(사진=장태욱)


동서양 유물의 종류와 규모에도 입이 벌어지지만, 지금은 나무에 피어나는 꽃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한라봉의 꽃망울이 영글다가 봄 햇살에 참았던 웃음 터트리듯 꽃이 피는 장면은 그 자체로도 아름다운 풍경화다.

산물 관광농원에서 한라봉 꽃향기에 취하고, 동서양 유물로 눈요기를 하면 더할 좋을 봄날이다.


예약과 문의 : 064-767-9953

<저작권자 ⓒ 서귀포사람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