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가 ‘맨발의 꿈’ 동티모르에 뿌린 7번째 씨앗

글로벌이너피스, 제주도 ODA 사업으로 동티모르에 7번째 「제주평화어린이도서관」개관

동티모르는 포루투갈의 식민지와 인도네시아 점령기 등을 거친 훈 2000년대에 정부를 수립한 신생독립국가다. 커피생산 중심의 농업국가로 인구의 약 80%(2011년)가 농업에 종사하는데, 실상 농업생산성은 매우 낮은 수준이다. 인구가 120만 명 정도인데, 인구의 1/3은 산간 오지에 거주한다.


▲ 18일, 아따우루 섬 마누따시(Manutasi) 공립유치원에 동티모르 7번째 제주평화어린이도서관이 문을 열었다.(사진=글로벌이너피스)


우리에게는 영화 ‘맨발의 꿈’으로 잘 알려진 나라다. 동티모르가 인도네시아 지배에서 벗어나 갓 독립한 시절 사업차 방문했다가 우연히 유소년 축구팀을 맡게 된 김신환 감독의 사연을 그린 영화인데, 김 감독이 지도하는 유소년 선수단은 독립 후 국가대표로는 처음 출전한 대회에서 연승을 거두며 가난한 국민에게 한 줄기 희망을 선사했다.

영화에서 김신환 감독이 동티모르 국민에게 희망을 선물했던 것처럼, 제주도 활동가들이 그 나라에 다른 형식으로 희망의 씨앗을 뿌리고 있다. 국제개발 시민단체인 글로벌이너피스(대표 고은경)가 동티모르 아따우르라는 섬의 공립유치원에서 부설도서관을 설립했다. 제주특별자치도 국제개발협력(ODA, Official Development Assitance) 사업의 일환으로 시행하는 사업인데, 제주도 어린이도서관의 모델을 현지 도서관에 이식하고 있어 의미가 있다.

식민지에서 독립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았고, 경제여건이 열악해 3년 전까지만 해도 동티모르에는 어린이 도서관이 전무했다. 글로벌이너피스는 이 나라 어린이들에게 희망을 선물한 방법으로 설문대도서관 모델로 어린이도서관을 설립할 계획을 세웠다.


▲ 글로벌이너피스는 제주설문대어린이도서관 모델을 동티모르에 적용하겠다는 구상이다.(사진=글로벌이너피스)

설문대도서관은 아이들에게 평등한 기회와 최선의 창조적 성장환경, 최선의 봉사를 제공한다는 목표로 지난 1998년 설립됐다. 이곳에선 책 읽기는 물론, 이야기 들려주기, 노래, 춤, 그림, 영상, 공작, 낭송, 연극 등 많은 활동이 펼쳐진다. ‘살아있는 도서관’, ‘재미가 넘치는 도서관’을 만들어 아이들을 바른 시민으로 키우자는 비전이 모든 프로그램에 알알이 박혀있다.

글러벌이너피스 지난 3년간 설문대도서관의 자문을 받으며 동티모르 6곳에 ‘제주평화어린이도서관’을 설립했다. 그리고 7번째 도서관이 아따우루 섬 마누따시(Manutasi) 공립유치원에 문을 열었다.

18일 개관식에는 아따우루 주 도밍구스 소아레스(Domingos Soares) 주지사와 아따우루 교육국 자누아리우 드 아라우주(Januáriu de Araújo) 교육국장, 한국국제협력단(KOICA) 동티모르사무소 차은주 소장, 글로벌이너피스 신은경 지부장 등 이 참석해 도서관 개관을 축하했다.

제주대학교 강경희 교수(정치외교학과)의 인솔 아래 제주대학교 학생들도 개관식에 함께했다. 제주도-한국국제협력단(KOICA)- 제주대학교는 공적원조사업 기반을 확대하기 위해 제주대학교 내에 제주국제개발협력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학생들은 센터가 진행하는 ‘KOICA 국제개발협력 이해증진사업’에 참가해 해외현장활동 과정을 이수하는 중이다.


▲ 18일 어린이도서관 개관식(사진=글로벌이너피스)

글러벌이너피스(Global Inner Peace)는 국가, 종교, 정치적 이념을 초월하여 지구촌이 직면한 여러 가지 문제를 해결하며 지구촌 평화에 기여하고자 국제개발협력과 세계시민교육을 하는 제주 기반의 비영리 시민사회단체다

제주특별자치도 국제개발협력사업으로 지원된 여러 도서관에서 ▲독서지도사 양성과정 운영 ▲독서·토론활동 교육 ▲그림책 제작·발간 ▲북 페스티벌 개최 등 도서관프로그램을 운영․지원하고 있다. 도 지원사업 외에도 다른 재원을 확보해 어린이에 적합한 독서교육 및 독후활동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시범 운영한 후 내후년에는 딜리 등 수도권 지역으로 프로그램을 보급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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