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스턴 루디스카’ 몰고 온 카리브해의 바람, 서귀포 달궜다
‘모두모루 페스티벌’ 5월 31일과 6월 1일, 서귀포시 감귤길공원에서 열려
카리브해의 따뜻한 바람이 서귀포에 불어 닥쳤다. 주말 오후, 시민들은 밝고 경쾌한 스카(ska) 음악의 리듬에 열광하며 흥겨운 시간을 보냈다.
‘모두모루 페스티벌’이 5월 31일과 6월 1일 이틀 동안 서귀포시 호근동 감귤길공원 일대에서 열렸다. 전통 명절인 단오에 즈음해 다양한 장르의 예술이 무대에 올랐다.
5월 31일에는 고성 오광대의 연극공연과, 윤슬합창단의 공연, 윤진철의 판소리 <적벽가> 공연 등을 포함해 다채로운 공연이 펼쳐졌다. 6월 1일에는 김영주의 서커스 <포스트맨> 공연에 이어 표선윈드오케스트라의 무대가 이어졌다.

이번 페스티벌이 펼쳐지는 동안 주변에선 문화 마켓 <놀멍장>이 열렸다. 시민들은 공연을 관람하는 도중에 <놀멍장>에서 상품도 구입하면서 주말을 흥미롭게 보냈다. 놀멍장에서 천연염색 제품을 판매하는 강명순 씨는 “이번 페스티벌 수준이 정말 높았다. 이틀 동안 정말 많은 시민이 왔고,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우리는 상품을 많이 팔았고, 좋은 공연도 봤으니 행복했다.”라고 말했다.
이틀 동안 총 16개 팀이 무대에 올랐는데, 대미를 장식한 건 킹스턴 루디스카(Kingston Rudieska)였다. 킹스턴 루디스카는 2004년 서울에서 결성된 9인조 밴드로, 자메이카 스카 음악을 주로 연주한다.
흐린 날씨에 비는 내리고/ 나 지금 갈 곳 없지만/ 저 멀리에 비틀대는 아저씨/ 속 마음이 괜히 궁금해지네
-‘생활의 발견’ 중

경쾌하고 빠른 템포의 노래가 이어졌다. 노래 중간에 끊임없이 비트가 반복됐고, 울림 큰 관악기 소리가 공기와 공명을 일으켰다. ‘킹스턴 루디스카’의 열정적인 무대에 관객들은 손을 흔들고 고함을 지르며 뜨겁게 반응했다. 밴드가 몰고 온 여름 카리브해의 뜨거운 바람은 그렇게 서귀포를 뜨겁게 달궜다.
이날 밴드는 ‘자메이카 스카’, ‘걷고 싶은 거리’, ‘생활의 발견’, ‘Gimme Some Love’ 등을 불렀는데, 관객들은 노래마다 뜨겁게 반응했다.

공연 말미에 밴드 멤버 한 명이 “우리가 팀을 결성한지 21년이 되었는데, 결성 이듬해에 제주도에서 공연했다. 제주도에 오면 정말 마음이 치유되는 것 같아서 좋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지금도 1년에 몇 차례 제주도에 오는데, 여기에 살고 싶은 마음이 있어도 현실적으로 그렇게는 못한다.”라며 제주도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킹스턴 루디스카’는 가장 마지막 무대는 표선윈드오케스트라와 협연했다. 밴드의 경쾌한 스카 음악과 오케스트라 음악이 묘하게 어울려 맛을 냈다.
공연을 끝까지 지켜본 시민 이규철 씨는 “이번 페스티벌의 수준이 정말 높았다. 오늘 가족들과 함께 왔는데 자리를 뜰 수가 없었다.”라고 말했다.
스카(ska)는 1950년대 후반 자메이카에서 재즈, 블루스, R&B, 칼립소의 영향을 받고 탄생한 음악 장르다. 밝고 경쾌한 템포와 짧게 끊어 치는 기타와 건반, 비포장도로를 달리는 듯 정형을 벗어나는 비트가 특징이다. 관악기가 많이 사용되는데, 특히 호른의 역할이 도드라진다. 빠른 템포에 자유분방하고 반항적인 가사를 실어 젊은이의 정서를 자극한다. 생동감이 넘치고 함께 춤을 추기에 적합해 자메이카와 미국에서 사랑을 받는다.
좀체로 제주도에서는 듣기 어려운 장르인데, 시민들은 ‘모두모루 페스티벌’을 통해 라이브로 그 진수를 맛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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