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향과 진한 국물, 쫄깃한 식감까지.. 손님 몰리는 이유

[동네 맛집] 한경면 저지리 ‘웃뜨르 항아리식당’

정오도 되지 않았는데, 식당은 손님들로 북적인다. 중산간에 있는 식당인데, 손님들 대부분이 해산물 요리를 먹고 있다. 전복칼국수라는데, 진한 국물맛과 함께 바다향이 입맛을 돋운다. 쫄깃한 전복 식감, 그건 신선한 재료만이 줄 수 있는 선물이다.

중산간 깊은 마을 저지리가 최근 변화를 겪으며 활기를 띤다. 생태관광지 저지곶자왈과 저지오름이 있고, ‘예술인의 마을’이 마을에 들어섰고, 주변에 영어교육도시, 항공우주박물관 등이 들어서면서 찾는 사람이 많아졌다. 감춰졌던 중산간 마을의 매력이 외부로 드러나면서 저지리는 제주도 서부지역의 ‘핫풀’이 되었다.


▲ 정오도 되지 않았는데 식당이 손님으로 가득찼다.(사진=장태욱)

모처럼 한경면 저지리로 나들이를 갔다. 저지리에서 공방을 운영하는 젊은 사장님과 점심을 먹기로 했다. 괜찮은 식당이 있다고 해서 함께 찾아간 곳이 ‘웃뜨르 항아리식당’이다.

식당 안으로 들어서니 벽에 걸린 해녀 망사리가 눈에 들어온다. 식당이 해산물 요리를 파는 곳임을 알려 준다. 오전 11시40분인데, 벌써 많은 손님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30명 쯤 앉을 수 있는 규모인데, 금새 자리가 찼고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대기하는 손님도 보였다.

전복칼국수와 전복비빔밥 한 그릇씩 주문했다. 보말칼국수도 있는데, 그건 다른 식당에도 있는 것이고, 전복칼국수는 흔하지 않다.

주문을 하면 몇 분 후에 반찬이 세트로 상에 오른다. 총각김치와 쪽파지, 브로콜리 무침 등이다. 그리고 전복비빔밥과 전복칼국수가 나오는데, 테이블 위에 해산물 향이 모락모락 피어올랐다. 중산간에선 기대하지 않았던 선물이다.


▲ 전복칼국수(사진=장태욱)

전복칼국수, 초록색 면이 우선 돋보인다. 주인장에게 물어보니 면을 반죽할 때 녹차를 섞는다고 했다. 면에서 건강한 맛과 향이 나는데, 녹차 가루를 섞었기 때문에 쫄깃한 느낌은 덜하다. 전복과 파래, 파 등을 넣었는데, 국물에서 해산물 향과 함께 진한 맛이 났다. 전복 식감이 쫄깃한 데서 재료가 싱싱하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전복비빔밥은 전복과 함께 김과 파, 잣 등을 얹은 후에 갈색 소스를 뿌렸다. 소스는 전복 내장을 섞은 것이라고 했다. 한 입 먹었더니 짭조름한데, 바다향이 입안에 가득 맴돈다. 이건 여태 먹어보지 않은 맛이다.


▲ 전복비빔밥(사진=장태욱)

둘이 전복칼국수와 전복비빔밥을 모두 비웠다. 옆 테이블에 앉은 손님이 보말칼국수를 먹으면서, “정말 맛있다.”라고 말하는 소리가 드렸다. 다른 음식들도 맛이 있나보다.

음식을 다 먹을 즈음에 메뉴에 있는 배말죽이 눈에 들어온다. 이것도 먹어보지 않은 음식이라, 그 맛이 궁금했다. 다음에 와서 한 번 먹어보고 집에서 만들어먹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집 근처 바다에 배말이 많은데 저런 걸 만들어먹을 생각을 안 해봤다.

식당을 개업한 지 채 5년도 되지 않았다고 한다. 맛있는 음식을 파는 아담한 식당이 있어서, 예쁜 마을에 향기까지 더해졌다. 다음에 올 땐 여럿이 와서 음식 한 그릇씩 골고루 주문하면 좋겠다.

돌아오는 길에 보니 연못에 수련이 하얀 자태를 뽑내고 있었다.



웃뜨르 항아리식당
제주시 한경면 중산간서로 3705 1층, 064-773-1018
전복칼국수·보말칼국수·전복비빔밥·배말죽 각 1만 원
돼지사골국밥 7,000원, 고기국수·열무국수 각 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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