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근로자 경쟁률 6 대 1, 서귀포 귤 농장 뭐가 좋다고?
베트남 남딘성 계절근로자 49명 서귀포시 도착, 30일 기초교육과 환영만찬 참석
아이보리 색 유니폼을 맞춰 입은 외국인들이 버스로 서귀포에 도착했다. 가슴에는 태극기와 금성홍기(베트남 국기)가 나란해 새겨져, 두 나라 사이 우애를 바라는 마음을 나타냈다. 귤 수확철에 농가의 일손을 돕기 위해 찾아온 계절근로자들인데, 농협과 서귀포시가 환영식을 열고 이들을 반겼다.
베트남 계절근로자 49명이 30일, 서귀포시 위미리에 도착했다. 지난 7월에 베트남 현지에서 면접을 통해 선발한 노동자들인데, 11월부터 내년 3월까지 5개월 동안 감귤 수확에 종사할 계획이다. 30일 오후, 위미농협과 서귀포시가 준비한 환영식 만찬에 참석해 사전 일정을 마무리했다.
위미농협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공공형 계절근로 사업에 선정됐다. 제주자치도가 베트남 남딘성과 협약을 맺어 추진하는 사업인데, 베트남에서 선발된 인력이 제주도 농가의 작업에 투입된다.
농협 관계자들이 지난 7월 30일과 31일, 남딘성 현지를 방문해 면접을 실시했다. 50명을 선발하는 면접에 총 295명이 참가했다니, 계절근로에 대한 현지의 열기를 짐작할 수 있다. 이렇게 높은 경쟁률을 보인 것은 지난해 계절근로 사업에 참가한 베트남 근로자들의 만족도가 높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르띠칸(Le Thi Khan, 32) 씨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계절근로자로 선발돼 제주도를 방문했다. 르띠칸 씨는 “지난해 제주도에 왔는데, 농장 사장님들이 친절하게 잘 대해줬고 음식도 좋았다.”라며 “계절근로 활동이 만족스러워서 다시 왔다.”라고 말했다.
당초 위미농협은 50명을 선발했는데, 한 명은 출국 수속이 되지 않아 49명만 입국했다. 계절근로자들은 30일 오후, 위미농협 김영주 조합원 농장에서 감귤 수확에 대한 기초 교육을 받았다. 제주도농업기술원 현광철 지도관이 기초 교육을 맡았는데, 계절근로자들에게 “어렵지 않은데, 안전이 가장 중요하다.”라며 다치지 않도록 주의할 것을 우선 당부했다.
현광철 지도관이 가위로 귤을 따는 요령을 설명했고, 지난해 계절근로에 참여했던 근로자들이 재차 설명했다. 계절근로가 처음인 근로자들도 대체로 잘 이해하는 눈치였다.
저녁 4시부터 위미2리 다목적회관에서 환영식이 열렸다.
이 자리에서 현재근 조합장은 “위미농협은 감귤 수확이 인력난을 해소하기 위해 지난해 도내 처음으로 공공형 계절근로 사업에 참여했는데, 사업 기간 근로자 이탈 등의 사고 없이 사업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라며 “조합장으로서 농민으로서 고맙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타국에서 일하는 것은 언어와 문화가 달라 어려움이 크다는 것 안다.”라며 “내가 아버지와 같은 마음으로 근로자들을 살피겠다.”라고 말했다.
법무무 제주출입국·외국인청 차용호 청장은 “공공형 계절근로자는 농가가 직접 근로자를 고용하던 기존 방식과 달리 지역농협이 근로 계약을 체결하고 근로자 배치를 담당하기 때문에 농가의 부담을 줄이면서 농가 일손부족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지난해 제주도내 289개 농가에 867명 계절근로자가 배치됐는데, 올해는 2배에 가까운 563개 농가에 1865명이 배정되어 입국하고 있다.”라며 “남딘성에서 제주도까지 찾아 와 주신 근로자들게 감사하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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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욱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