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고가 기대했던 레드향, 시장에서 고전하는 이유

3kg 한 상자 기준 9대 도매시장 평균 경락가 2만2000원 밑돌아
농가 수취가로는 1kg 당 5500원 미만
열과 피해로 생산량 줄고 경쟁과일 가격 높아 높은 가격 기대했는데 실망
“설 연휴 열흘 전까지 가격반등 어려울 것”
설 늦어 가격 반등 기회 남아있어

2023년 산 노지감귤 가격이 고공행진하는 가운데, 레드향 가격이 시세가 기대를 밑돌고 있어 농가의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해 가을 열과 피해까지 심하게 겪었던 터라 다른 작목으로 갈아타야 하는 게 아닌지 고민하는 농가도 늘고 있다.

제주감귤출하연합회 발표로는 23일 전국 9대 도매시장에 상장된 레드향 3kg 1상자 평균 경락가는 2만1600원이다. 여기서 선과비, 포장비, 운송비, 하차비, 경매수수료, 농협 수수료 등 유통비용에 약 5500원이 소요된다. 농가 수취가는 1만6100원인데, 1kg으로 환산하면 5500원을 밑돈다.


▲ 레드향(사진=장태욱)

올해 10월까지만 해도 2023년 레드향 가격이 역대 최고수준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사과와 배 등 경쟁과일 작황이 부진하고 가격 또한 역대급으로 높았다. 게다가 노지감귤도 작황부진과 높은 품질로 시장가격이 역대 최고 수준을 유지했다. 2024년 설이 2월 12일이라, 레드향 수확 후 설대목까지 기간이 길어 예년에 비해 소비량이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도 있었다. 게다가 2023년 8월부터 10월까지 레드향 열과 피해가 발생해 생산량마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그런데 올해 1월에 출하가 본격화되자 결과는 실망스러웠다. 레드향 3kg 한 상자 기준으로 9대 도매시장 평균 경락가는 1월 8일 2만2000원을 기록했는데, 이후 조금씩 하락해 13일에는 2만400원까지 추락했다. 농가의 실망과 탄식이 쏟아졌다. 이후 15일에는 2만1400원으로 조금 회복하고 22일에는 2만2200원까지 오른 후 23일에는 2만1600원을 기록했다.

출하가 시작되기 전 산지에서는 2023년 산 레드향 가격은 상품 기준으로 1kg 당 6500원 이상을 기대했다. 실제로 수집상과 농가 사이 공급 계약을 맺을 때도 6000원 이상에서 거래가 성사됐다. 그런데 시장에서 가격이 받쳐주지 않으면서 농가는 물론이고 과일을 구매한 수집상도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대구북부농수산도매시장 내 효성청과주식회사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사과와 배 가격이 너무 비싸서 사람들이 과일 소비를 줄이고 있다. 시장에서 과일소비가 원활하지 않으니 도매시장에서 레드향 가격이 오르지 못한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설 열흘 전부터 레드향 소비가 본격적으로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1월 29일까지는 가격 상승이 쉽지 않아 보인다”라고 말했다.

레드향 1kg 당 도매시장 평균가격은 연도별로 4000원에서 5500 안에서 형성됐다. 2018년 산 4520원, 2019년 산 4586원, 2020년 산 5440원, 2021년 산 5410원, 2022년 산 4180원 등이다. 그런데 가격이 높았던 2020년과 2021년은 이듬해 설이 2월 12일, 2월 1일 등 모두 2월에 있었다. 올해 설이 2월 10일인 만큼 성수 출하기는 아직 남아 있다. 가격 반등 기회가 아직 남아있는 만큼 농가와 농협이 가격을 높이기 위해 출하량을 조절할 필요가 있다.


23일 기준 레드향 누적 출하량은 3924톤이다. 2021년 생산량은 1만7000톤, 2022년 생산량은 1만8000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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