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박 사러 밭에 갔는데, 가격 듣고 깜짝 놀랐습니다

많은 비로 수박 출하량 감소, 1주일 새 한 덩이 가격 1만원 상승

제주시 외도동 정난주성당 주변을 지나는데, 수박 밭에 눈에 들어옵니다. 농부가 그늘막을 설치하고 수확한 수박을 팔고 있습니다. 수확이 끝난 밭에는 깨지거나 상처 난 수박이 굴러다닙니다.

수박 가격을 물었는데, 가격이 예상 밖으로 비쌉니다. 작은 게 1만 원정도 큰 게 1만5000원이라고 합니다. 가장 큰 건 1만8000원까지 부릅니다. 수박 밭에서 사면 가격이 저렴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순간 실망했습니다.


▲ 제주시 외도동에서 수박을 팔고 있는 농민(사진=장태욱)

수박 주인은 “요즘 갑자기 수박 가격이 폭등했다. 공판장에선 7kg짜리 수박이 2만원 넘는 가격에 낙찰됐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올해 비오는 날이 많아서 작황이 형편없었다. 수확량이 작년 절반도 되지 않는다.”라고 볼멘소리를 했습니다.

기왕에 수박 밭에 갔으니 1만5000원 주고 수박 한 덩이를 샀습니다. 무게가 7kg 쯤 되어 보입니다. 품질이 궁금해서 쪼개봤는데, 진한 붉은색을 띠는 게 당도도 높습니다.


▲ 수확을 하고 남은 수박이 버려진 채 밭에 남아 있습니다.(사진=장태욱)


그럼 수박 가격이 폭등한다는 농민의 얘기는 맞는 얘기일까요? 궁금해서 서울농수산물농수산물도매시장이 발표하는 7월 30일자 ‘가락시장 싱싱정보’를 확인했습니다. 자료에 나타난 그래프를 보니 시장에 반입되는 수박의 양은 7월 22일 이래로 계속 감소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반입량이 줄어드니 가격은 계속 오르고 있습니다. 8kg 수박 한 덩이 기준 가격이 지난 7월 22일에는 1만9600원이었는데, 7월 29일에는 2만9000원까지 올랐습니다. 일주일 사이 1만 원 가까이 오른 것입니다.

육지부에서 수박이 높은 가격에 거래되자 제주도 산 수박이 육지부로 출하된다고 합니다. 제주산 수박도 같이 오르고 있습니다.


▲ 서울농수산물공사가 발표한 가락시장 수박 출하량과 가격 변화 그래프

오일장에서 과일과 과채를 파는 김 아무개는 “공판장에서 수박 1덩이가 2만3000원이면 우린 소비자에게 얼마를 받아야 하겠냐?”라며 “어쩔 수 없이 수박 거래를 줄이고 있다.”말합니다.

수박 가격이 이렇게 가파르게 오르는 이유는 올해 장마기간에 많은 비가 내렸기 때문입니다. 기상청 발표에 따르면, 7월 27일까지 올해 장마철 총 강수량은 전국 평균 472.0㎜로, 평년 강수량 356.7㎜의 1.3배에 이릅니다. 비가 많이 내리자 수박 농사를 망친 농가가 많아졌습니다.

이렇게 날씨가 급변하면서 농민과 소비자가 함께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당분간 무더운 날씨가 이어질 것이라고 하는데, 수박을 먹는 데에도 부담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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