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 계단에 첫 발 내딛자 비로소 여명 비치기 시작했다

일요일 새벽, 성읍리 좌보미오름을 향했는데
갑자기 이름에 끌려 영주산 둘레길로 들어섰다.

600년 도읍을 수문장처럼 지켜온 영주산
천국 계단에 첫발을 내딛을 무렵,
검을 구름 사이로 여명이 비치기 시작했다.

하늘이 가까워지는 기분에 취해 발길을 옮기다 보니
어느새 해는 중천이고 사방은 온통 초록이다.
높고 드넓은 산 위에서 한 마리 노루가 되어도 좋을 날이다.


PHOTO BY 양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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