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귤가격 1만4300원, 산타의 선물인가?

23일 9대도매시장 평균가 크게 올라
“남은 감귤 별로 없어”
지방 도매시장엔 공급이 수요 못 따라가
감귤 품질 좋아 일반 귤, 타이벡귤 못지 않아
농업기술원 관측치보다 수확량 줄어들 듯


올해 산 제주감귤이 12월 마지막주에 접어들면서 폭등하고 있습니다. 연일 역대 최고 가격을 기록해 농가와 농협이 입을 다물지 못하는 실정입니다. 23일에는 5kg 한 상자 기준으로 전국 9대 도매시장 평균 경락가가 1만4300원을 기록해, 농가가 오히려 더 놀라는 분위기네요.

12월 15일까지 잠시 주춤하던 감귤 가격이 16일 이후 꿈틀대기 시작했습니다. 16일에 1만600원을 기록하더니 18일에는 1만1300원으로 튀어올랐습니다. 그리고 20일에는 1만2900원으로 한계단 튀어오르더니 21일에는 1만3200원으로 다시 올랐습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22일에는 1만3500원으로 재치 오르더니, 23일에는 1만4300원으로 1만4300원을 돌파했습니다.

노지감귤 5kg 한 상자 기준으로 1만4000원은 평년 같으면 타이벡 재배방법으로 생산한 고품질 상품이어야 겨우 기대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 그런데 최저 가격 포함한 노지감귤 전체 평균에서 나온 가격으로는 예상하지 못했던 수준입니다.

서귀포시내 모 지역농협 관계자는 “지금 감귤이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한 실정”이라며 “지방 도매시장으로는 감귤이 충분히 공급되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말하더군요.

남원읍의 한 작목반 관계자는 “이젠 일반 재배귤과 타이벡 재배귤의 맛 차이게 별로 없어졌다. 그만큼 올해 귤의 맛이 좋다는 것인데, 그 결과 일반 귤도 가격이 크게 오르고 가격도 타이벡 귤과 큰 차이가 없어졌다”라고 말했습니다.

최근 가격 폭등이 수용에 비해 공급이 크게 달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대부분 농가가 수확을 마쳤고, 상인들이 포전거래로 사들인 것들만 나무에 남아있는 상황이라는 얘기입니다.

제주감귤출하연합회 발표한 자료로는, 12월 22일 기준으로 출하를 마친 감귤은 23만2586톤으로 올해 예상 생산량의 54.5%에 불과합니다. 제주도농업기술원이 발표한 올해 예상 생산량이 42만6400톤인데, 이중 45.5%인 19만4000톤 가량이 남아 있다는 분석입니다. 출하연합회 발표와 현장의 예측 사이에 차이가 꽤 큽니다.

이와 관련해 출하연합회 관계자는 “평소 같으면 12월 말경에 출하율 60% 정도를 기록하는 게 일반적이다. 그런데 올해는 그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생산량이 당초 농업기술원의 예측량보다 2만톤 가량 적은 게 아닌가 싶다”라고 말했습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올해 제주감귤생산량을 42만8000톤, 제주도농업기술원은 42만6000톤으로 각각 발표했습니다. 그런데 두 기관이 예측 조사를 시행한 이후 가을에 열과 피해가 크게 발생해 생산량이 2만톤 가량 줄었을 가능성이 있는 것이죠.

성탄절 직전인 12월 23일에 감귤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농가는 반색하고 있습니다. 12월 23일은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대도시 매장이 할인행사를 하기 때문에 감귤 수요가 큰 시기입니다. 이날 평균 가격은 지난해에 1만600원으로 좋았고, 2021년에는 9100원을 기록했습니다. 2019년에는 5900원, 2020년에는 6900원으로 실망스러운 적도 물론 있었습니다.

올해 성탄절 앞두고 가격이 크게 올라 기쁘게 생각합니다. 출하한 농가에게는 산타의 선물이 되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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