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늘 수확하는 대정의 들녘, 농민 얼굴에 활짝 웃음

대정농협 상품 마늘 수매가 4300원, 재고량과 재배 면적 줄어 예년 대비 가격 상승

대정 들녘이 온통 분주하다. 모처럼 며칠 동안 맑은 날이 이어졌다. 인성리에서 무릉리까지 대정의 모든 마을이 마늘 수확에 비상이 걸렸다. 농가의 손길이 분주한데, 그래도 예년에 비해 수매가가 높아 농민의 얼굴에 웃음이 머문다.


▲ 대정읍 상모리 마늘밭에서 마늘 수확이 한창이다.(사진=장태욱)

대정읍은 마늘의 고장이다. 대정읍 마늘 생산량은 제주도내 생산량의 70%를 차지하고 국내 총생산량의 약 10%를 차지한다. 그리고 대정 산 마늘은 항산화 능력이나 통풍 저해 활성에서 다른 지역 마늘보다 뛰어난 것으로 밝혀졌다. 대정 마늘은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높은 수준을 자랑한다.

대정의 5월은 마늘이 여무는 계절이다. 잎 끝이 마르면 마늘이 충분히 여물었다는 신호인데, 이 무렵 마늘을 재배하는 농부의 마음이 분주해진다. 일손을 빌어서 마늘을 뽑고, 그걸 따가운 햇살에 2~3일을 말려 수분을 뺀다. 그리고 마늘 주대를 절단한 후 망에 담고, 그걸 농협으로 싣고 가야 작업이 끝나는 것이다.

올해 마늘을 재배하는 농민의 얼굴에는 예년과 비교해 화색이 돈다. 마늘 수매가격이 최근 몇 년 사이에 가장 높기 때문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발표로는 지난해산 마늘 재고량이 적어서 올해 봄 마늘 도매가격은 평년에 비해 10% 이상 높다. 지난해 마늘 작황이 그만큼 좋지 않았다. 올해 마늘 생산량은 30만 톤 내외로 전망되는데, 이는 평년과 비교해 3% 감소하고, 지난해에 비해서는 4% 증가한 양이다.


▲ 무릉리 강원북 씨 마늘밭에서 부부가 마늘을 자르는 일에 분주하다.(사진=장태욱)

대정읍 무릉리 소재 마늘밭에서 농민 강원북(72) 씨를 만났다. 강 씨는 젊어서는 농사를 많이 했는데, 이젠 몸이 예전 같지 않아서 농사를 많이 줄였다고 한다. 지금 짓는 1000평 마늘농사가 전부인데, 이것도 조만간 아들에게 넘길 것이라고 했다.

강원북 씨에 따르면, 대정농협이 정한 마을 수매가격은 1킬로그램 기준으로 상품이 4,300원, 중품이 3,700원이다. 예년에는 상품이 3,300원 수준에서 수매가가 결정됐는데, 그에 비해서는 높은 가격이다.


▲ 강원북 씨는 마늘 수매가가 높아 기분이 좋다라면서도 올해 농사가 마지막이라고 했다.(사진=장태욱)

강원북 씨는 “지금 시장에서 마늘 가격이 높은 것 같더라. 거기에 대정 지역에 농민들이 마늘 농사를 많이 줄였고 올해 마늘이 알이 작아 작황이 썩 좋지는 않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내 생각에 마을 작황이 평(3.3㎡) 당 6킬로 정도 나올 것 같다. 그래도 평당 수입이 2만 원을 넘을 테니 농민 입장에선 수입이 좋은 건 맞다.”라면서도 “그래도 우리처럼 나이든 사람은 인부를 많이 써야 하는데, 인건비가 올라서 비용이 많이 든다.”라고 말했다.

대정마늘생산자협의회는 24일부터 하모체육공원에서 마늘 직거래장터를 운영한다. 현장에 마늘 선별작업장을 마련해 현장에서 지름 5센티미터 이상의 상품 마늘만을 선별한 후 현장에서 소비자에게 판다. 마늘 3킬로그램 한 상자 가격이 2만1000원이다.


▲ 하모체육공원에 마늘 판매장이 마련됐다. 여기서 질 좋은 마늘을 살 수 있다.(사진=장태욱)

6월 7일과 8일 이틀 동안, 제 11회 마농박람회가 이곳에서 열린다. 수확을 마무리한 농민들이 마늘을 테마로 무대를 꾸미고 흥겨운 잔치를 벌일 것이다. 대정에 마늘이 여물어 농민들은 정신없이 분주하지만, 바쁜 손놀림 뒤에는 흥겨운 한마당 잔치가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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