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활동지원사의 피 같은 임금, 왜 이렇게 많이 떼이나?

[기고] 유병진

안녕하세요. 2021년 미국에서 한국으로 이민을 와서 지금은 제주도 서귀포시에 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자폐증 아들을 두고 있는 아빠입니다. 아들을 치료하고자 학교도 특수학교에 보내고 여러 치료 시설도 이용하고 있습니다. 그럴 때 도움을 많이 받는 사람이 장애인 활동지원사 입니다.

활동지원사는 학교 및 치료 받으러 갈 때 이동을 지원합니다. 또 단순히 이동만 지원하는게 아니라 부모를 대신해 말을 시키는 등의 정서지원도 합니다. 그리고 외출할 때 동행을 하거나 주말이나 쉬는 날에는 같이 운동을 하러 나갑니다. 또한 기본생활에 적응할 수 있도록 씻고 옷 입고 식탁을 정리하는 일도 도와줍니다.


▲ 활동지원사가 장애 청소년을 돌보는 장면(AI 일러스트)

활동지원사는 장애인의 이동 및 일상의 어려운 일을 도와주기 때문에 장애인을 둔 가정에는 매우 고마운 분들입니다.

코로나19 팬데믹 때 부모에게도 한시적으로 활동지원이 허용됐고, 또 다른 장애우을 도울 생각으로 저도 활동 지원 교육을 40시간 받았습니다.

그런데 올해 저의 아들을 맡으신 활동지원사 분의 말씀을 듣고 깜짝 놀랐습니다. 활동지원사가 그렇게 힘든 일을 하는데도 그분은 최저 시급만 받으신다고 하셨습니다. 제가 2024년에 교육을 받을 때 활동지원사의 시급은 16,125원었습니다. 그런데 이분은 기초시급(9860원)만 받으신다니, 어째서 그러냐고 물었습니다. 그러니 활동지원센터에서 25% 정도를 떼고 그 나머지에서 또 4대보험을 또 뗀다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더 황당한 건 부모가 활동지원을 하면 16,125원의 반 만 준다고 합니다.

활동지원이 차량을 운행하는 경우가 많은데 유류비와 차량유지비를 제하면 최저시급도 안 된다는 합니다. 충격적인 사실입니다. 활동지원센터는 활동지원사를 연결하고 감독하는 것이 주 임무인데, 왜 25%나 수수료를 떼는지도 도무지 납득이 되지 않습니다.

제 아들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시간당 16,620원을 시급으로 받는 다고 가정 하에 150시간을 다 활용한다면, 활동지원사는 월급으로 세전 2,493,000원을 받아야 합니다. 하지만 센터에서 25%을 떼면 1,869,750으로 줄어듭니다. 또 거기서 세금하고 4대보험도 프리랜서 기준으로 제하면 그보다 더 줄어듭니다. 정말 그 분 표현한 대로라면 아무리 장애인 봉사라는 좋은 생각으로 일을 시작하려고 했지만 계약서를 찢어버리고 싶은 생각이 들 것 같습니다.

센터 입장에서 생각을 해볼 때 센터에 200명의 활동지원사가 일 하고 있다고 가정하면 매 달 70만원 곱하기 200명을 하면 1억4천이 월 수입입니다. 센터 유지비나 직원을 쓴다고 해도 이건 아닌 거 같습니다. 또 이것이 여기만 그런 것이 아니라 전국적이면 더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부모가 자식을 활동지원을 하면 반만 준다고 하는데 일단 그 취지가 이해가 안 됩니다. (참고로 미국 캘리포니아는 부모에게 240시간까지 주고 시급 16불 정도 제공). 이 문제로 보건복지부에 연락을 하니 행안부에 연락하라고 하고 행안부에 연락하니 여성가족부에 연락하라고 했습니다. 어떻게 해서 겨우 담당자에게 연결이 되니, 담당자는 이건 어쩔 수 없다는 상황이라는 입장이었습니다. 여러 기관이 협의를 해야 하는 문제라 어쩔 수 없다는 답답한 답만 받았습니다.

정말 그 분들의 타이틀은 주무관, 민간전문가, 사무관인데 이런 걸 아시는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본인이라면 이 상황에서 즐겁게 활동보조를 하실 건지도 정말 궁금합니다. 세무 감사를 몇 군데 샘플로 하던가 정책포럼을 하던가 해서 근본적으로 정책을 바꾸는 것을 건의 드립니다. 우리 아이가 조금 더 상식적인 사회에 살 수 있길 되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유병진
어려서 미국으로 이민을 갔고 오래건 주 캘리포니아에서 생활했습니다. 거기서 대학을 다니고 사업을 했는데, 2021년 가족과 함께 한국으로 역 이민했습니다. 지금은 서귀포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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