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동장 6개월 만에 바꾸는 서귀포시 인사, 원칙은 어디에?

[기고] 김민아 정방동 주민자치위원장


정방동은 서귀포시 구도심에 위치한 마을이다. 정방동이란 이름은 주변 정방폭포에서 유래합니다. 한국전쟁 당시 이중섭 화백이 살았던 이중섭 거주지와 그를 기념하는 미술관, 이중섭 거리가 정방동에 있다. 또한 한국 서예계의 거목 소암 현중화 선생이 생전 작품 활동을 했던 곳으로도 유명합니다.

일제강점기 일본인 거류민들이 정착해 상업에 종사하고, 주변에 관공서가 들어서면서 한때는 서귀포에서 가장 번성했던 마을이었습니다. 그런데 여느 도시가 그렇듯 서귀포시 구도심(천지동, 중앙동, 정방동, 송산동 등)도 인구가 감소해 쇠퇴의 길에 접어들었습니다. 지난 2009년 6월 정방동의 인구는 2870명이었는데, 2024년 6월에는 2124명을 기록했습니다. 서귀포시 읍면동 가운데 인구가 가장 적은 동입니다.

서귀포시 송산동에서 동장 1명과 직원 11명이 근무하는데, 인구가 적은 만큼 주민센터와 주민 간의 유대도 강한 편입니다. 그런데 최근 서귀포시 정기인사와 관련해 원칙이 없다는 비판이 제기됐습니다. 타당한 문제제기라 판단해, 기고문 전문을 싣습니다.
-편집자 주


▲ 김민아 위원장
서귀포시가 2024년 하반기 정기인사를 단행했습니다. 이번인사로 민선8기 후반기 도정에 발맞춰 제주형 행정체제개편, 탄소중립, 15분도시 실현 등 굵직한 정책들을 실현할 것이라 기대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정책들을 실현하기 위한 인사라고 수긍하기엔 한사람의 주민으로서 실망스러운 인사라고 생각합니다.

서귀포시의 원도심은 해가 거듭할수록 인구가 빠져나가 공동화현상이 심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정방동에서 자생단체장을 맡고 있는 한 사람으로서 이러한 현황 속에 주민들로 이루어진 자생단체와 동주민센터가 머리를 맞대어 보다 나은 마을을 만들어가려 고군분투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동민뿐만 아니라 동장의 역할도 누구보다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올해 초 사무관으로 승진해서 동에 발령받고 6주간 교육을 수료한 후 이제야 동을 위해서 여러 시책들을 추진하고 있는 동장을 6개월 만에 다른 곳으로 발령을 내면 이건 동 주민들을 무시하는 처사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이런 상황에 팀장도 다른 곳으로 발령이 났습니다. 다시 오시는 동장님께서도 사무관 승진하여 오시는데 다시 6주 교육을 다녀오셔야 하고요. 


▲ 서귀포시 정방동의 이중섭거리(사진=장태욱)

새로운 마을에서 적응하고 여러 시책들을 추진하려하면 2년도 짧다고 생각하는데 매번 6개월, 1년마다 동장을 바꾸고 새로 승진하는 사무관을 보내서 적응하고. 이런 식의 인사는 대체 누구를 위한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인사원칙이라는 것은 없는 건가요? 아니면 동지역이라서 주민들은 무시해도 된다는 생각인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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