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통돼지보쌈은 최고, 한국 출산율 문제는 프랑스에도 잘 알려졌다”

[인터뷰] 프랑스 여행객 앙리 도나디유 씨

프랑스인 앙리 도나디유 씨가 부인 클레르 도나디유(한국명 김명혜) 씨와 지난 3월 말 여행 차 남원읍을 방문했다. 한국에 대한 애정이 깊고, 제주도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은 부부다. 3월 31일 오후, 부부를 북타임에 초대해 대화를 나눴다. 유효숙 교수가 통역을 맡아 인터뷰를 도왔고, 부인 클레르 도나디유 씨가 대화 중간에 남편의 대답을 부연해서 설명했다.

앙리 도나디유 씨와 나눈 일문일답 내용이다.


▲ 지난 3월 31일 오후, 북타임에서 프랑스 여행객 앙리 도나디유 씨를 만나 대화를 나눴다.(사진=장태욱)

- 간단하게 본인 소개 부탁한다.
이름은 앙리 도나디유, 프랑스인이고 파리에 산다. 프랑스령에서 태어났는데, 파리에 오래 살아서 파리지앵이라 말할 수 있다. 프랑스 대기업에서  오래 일했고, 현재는 IT 분야 관련 일을 한다.

-한국과 어떤 인연이 있는지.
한국여성과 결혼했다. 아들 둘이 있는데, 이들도 절반의 한국인이다. 결혼 후 규칙적으로 한국을 방문해서 한국을 잘 이해하고 있다. 아내와 결혼한 지 20년이 넘었다.

-아드님이 한국에서 공부한다고 들었다. 어디서 무슨 공부를 하고 있나?
아이들이 모두 전산 분야에 공부한다. 큰 아들은 작년에 카이스트 교환학생으로 다녀갔고, 지금 캐나다에 있다. 작은 아들은 파리 대학 소속인데, 지금 고려대학교에서 교환학생으로 공부하고 있다.

-두 아들이 한국 생황에 만족하는가?
아이들이 어렸을 때부터 한국에 자주 보냈다. 아주 어렸을 때부터 부모가 동반하지 못해도 아이들만 비행기에 태워 보내기도 했다. 마담 도나디유의 가족, 언니, 동생, 오빠, 사촌이 한국에 있어서 보낼 수 있었다. 친척, 가족과 좋은 관계를 맺었다. 마담 도나디유는 프랑스에서 아이들을 한글학교에 보냈다. 두 아이들이 한국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프랑스에서 한국의 인기가 매우 높아서 교환학생 경쟁률도 매우 치열하다.

-제주도에 방문한 게 이번이 처음인가?
이번이 두 번째 방문이다.

- 이번 여행에 포함된 장소와, 일정이 궁금하다.
방문해서 여행 첫날 제주시에서 서쪽으로 버스투어를 했다. 그리고 다음날은 버스로 동쪽으로 반나절 투어를 했다. 3월 28일에 와서 4월 1일 떠난다. 시간이 빨리 지난다.

-이번 여행에서 방문한 장소나 경험 가운데 특별히 기억나는 게 있나?
음식이 첫째로 인상적이다. 다양한 음식을 먹을 수 있어서 매우 만족스럽다. 두 번째는 풍경이다. 제주의 풍경이 바다와 산, 숲 등 다양한 풍경이 있다. 매시간 다양한 곳으로 이동하는 느낌이었다. 좋은 곳을 움직일 때마다 맛집이 있어서 좋았다.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를 봤는데, 제주도사람들에 대한 좋은 인상이 있다. 드라마에 제주사람이 다정하고 좋게 느껴졌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 왔는데, 그때는 정신없이 택시투어를 했다. 그래서 기억에 남는 게 정방폭포밖에 없는데, 이번에는 두 사람만 다녀서 다양한 풍경을 볼 수 있었다. - 클레르 도나디유 씨의 설명

-프랑스는 유럽에서도 음식이 발달한 나라로 유명하다. 제주도 음식 가운데 특별히 만족스러운 게 있었나?
생선과 해산물을 평소에 먹어보지 못해서 제주도에서 먹을 수 있을까 했다. 요리법도 프랑스와는 매우 다르다. 삼겹살을 서울에서도 먹어봤다. 제주도에 먹은 음식 중엔 통돼지보쌈이 무척 맛있었다. 삼겹살과도 다른 요리다. 동문야시장에서 음식을 맛있게 먹었고 재미있었다.


▲ 앙리 도나디유 씨가 답변하는 도중에 잠시 생각에 잠겼다.(사진=장태욱)

-최근 한국은 인터넷과 스마트폰 사용이 증가하고 책을 읽는 시간이 감소하고 있다. 책이 예전만큼 많이 팔리지 않고, 문을 닫는 서점이 늘고 있다. 특히, 젊은이들이 책을 많이 읽지 않는다. 프랑스는 유럽에서도 훌륭한 문학의 전통을 간직한 나라다. 빅토르 위고나 앙드레 말로, 생텍쥐페리, 알베르 카뮈, 르 클레지오 이런 작가들은 한국에서도 유명하고 인기가 있다. 현대 정보혁명 사회에서 프랑스 사람들이 예전처럼 책을 읽고 있는지, 문학인과 출판업계가 예전처럼 활발하게 활동하는지 궁금하다.
젊은이들이 책보다는 스마트폰을 자주 쳐다보는 건 전 세계적인 현상이다. 이전 세대는 여유시간에 책을 읽었는데, 젊은 세대는 책을 덜 읽는 경향이 있다. 프랑스는 전통이 있고, 유명한 문학상이 있어서 새로운 작가들이 계속 나오고 거기에 상응하는 독자층이 있다. 어려움을 겪기는 하지만 다양한 조건에 변주하며 출판산업이 유지되고 있다.

서점이 줄어드는데 대신 슈퍼마켓에서 책을 팔 수 있다. 출판을 지원하기 위해 정부가 대학생들에게 문화생활비로 연 300유로(약 45만 원)를 지급한다. 현금이 아닌 상품권인데, 대학생들이 이걸로 서점에서 책을 구입할 수 있다. 정부가 대학생이 책과 가까이 하고 문화생활을 누릴 수 있게 하는 거다.- 클레르 도나디유 씨의 설명

-한국의 지방이 겪는 문제 가운데 심각한 게 출산이 감소하고 노인 인구가 빠르게 늘고 있는 거다. 서울과 경기도를 제외하고 대부분 지역에서 인구가 감소하고 고령화되고 있다. 프랑스 상황은 어떤지 궁금하다.
프랑스도 인구감소가 있지만 한국처럼 심각하지 않다. 한국의 출생률이 세계에서 가장 낮은 건 프랑스에도 잘 알려졌다. 심각한 문제다. 프랑스는 이민자 정책으로 다양한 사람을 받고 있다. 한국의 인구소멸에 대한 얘기를 들으면 걱정이 된다. 인구문제를 해결하려면 아이를 많이 낳던가, 이민자를 받는 방법밖에 없다. 프랑스도 파리로 인구가 집중되기는 했는데, 마르세이유나 리옹 같은 다른 대도시가 있어서 인구가 어느 정도 분산이 된다. 한국은 서울로 너무 집중되는 것 같다. 파리사람들은 코로나19를 거치면서 파리를 벗어나려는 흐름이 있다. 한국도 서울을 벗어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

-오늘(3월 31일) 부활절이다. 한국 크리스천은 이날 교회에서 달걀을 나눠 먹는다. 프랑스에선 어떤가?
프랑스에서도 이날 계란을 먹다. 그런데 계란에 그림을 그리고 색칠해서 여기저기 숨겨두면, 아이들이 찾아서 먹는 풍습이 있다.

-한국인에게, 또 제주도 주민에게 하고 싶은 말씀은?
제주도는 깨끗하고 환경이 아름답다. 사람들도 예의 바르고 친절하다. 인상적이다. 유럽에는 제주도가 많이 알려지지 않았는데, 관광객이 많이 몰려서 이 섬이 제대로 보전이 될지 걱정이 들었다. 많은 이들이 제주도를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름다운 환경이 잘 보존되는 것도 그 못지않게 중요하다.


<부인 클레르 도나디유 씨와의 인터뷰가 다음 편에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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