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울 찬바람에 콧물 줄줄 하체 마비, 아!! 국토종주 라이딩

[자전거 여행] 낙동강 자전거길

인생의 황금기는 흘러가버린 젊은 시절이 아니라 미래에 있다고 합니다. 봄이 오는 길목에 우수도 지나고 경칩도 코앞이라 날씨가 풀리겠지 하고 계획했던 국토종주 라이딩을 떠났습니다. 오래 묵혀둔 나의 버킷 리스트입니다.

제주환상 자전거길을 시작으로 섬진강 자전거길, 영산강 자전거길은 다녀왔습니다. 그리고 친구와 둘이 낙동강 자전거길을 떠났습니다. 2월 29일 안동에서 1박하고 3월 1일 오후에 페달을 밟았습니다. 낙동강 상류 자전거길은 안동댐을 출발해 상주 상풍교 – 상주보 – 낙단보 – 구미보 – 칠곡보까지 약 150km 거리입니다.


▲ 도착하니 친구들이 따뜻하게 맞아줬다.(사진=안성홍) 

봄이 오는 길목이라 가벼운 마음으로 길을 떠났는데 웬걸, 라이딩을 시작하는 주말은 한겨울 같았습니다. 출발 할 때부터 손발이 시리고, 강한 역풍 때문에 속도는 나지 않았습니다. 추위에 콧물이 줄줄 흘렀습니다.

날씨가 추워서 핸드폰 배터리는 빨리 소모되고 보조배터리 조차 충전이 잘 되지 않습니다. 상주 상풍교에 도착해서는 자전거 민박집에 연락해서 두 번째 밤을 보냈습니다.

3월 2일 아침 6시에 일어나서 아침을 챙겨먹고 7시 상주보로 출발합니다. 날씨가 얼마나 추운지 출발할 때 온도가 영하 6도, 강한 바람으로 체감 온도는 그 이하였습니다. 부실한 준비로 상체는 괜찮은데 하체는 감각이 없을 정도였고, 물을 마시려고 해도 물통이 얼어서 열리지 않습니다.

강정 고령보에서 점심을 먹고 낙동강 하류 자전거길 라이딩을 시작했습다. 낙동강 하류 길은 강정고령보 – 달성보 – 합천 창녕보 – 창녕 함안보 – 양산 물문화관 – 낙동강 하굿둑까지 약 240km 거리입니다.


▲ 자전거 패스포트에 우리의 자전거 여정이 기록으로 남았다.(사진=안성홍)

따뜻하게 먹은 점심의 힘으로 합천 창영보까지 달렸습니다. 그리고 인증샷을 찍으려고 휴대폰을 찾는데 핸드폰이 없습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안경테까지 부러졌습니다. 추위 때문이었을까요? 친구 휴대폰으로 모든 조치를 취한 후 함안보로 급히 이동했습니다. 추위가 몰려오는데 갈 길은 멀고 휴대폰 배터리가 방전될까봐 걱정도 됐기 때문입니다.

함안보 못가서 도중에 모텔에서 세 번재 밤을 보냈습니다. 이마트에서 아침에 먹을 음식을 챙겼습니다. 그리고 3월 3일 새벽 5시에 간단히 아침을 먹고는 오전 6시에 함안보로 출발했습니다.


▲ 낙동강 자전거길에서(사진=안성홍)

3월 3일 날씨는 많이 풀려서 라이딩에는 괜찮았지만 긴 여정에 온 몸이 쑤셔왔습니다. 양산 물문화관 인근에서 점심을 맛있게 먹고 낙동강하굿둑까지 390km의 긴 여정을 마무리 합니다.

정말 힘겨운 라이딩이었고, 잊어버린 휴대폰이 7일 오후에 주인을 찾아와서 기행문을 씁니다. 모란이 활짝 핀 봄입니다. 무심코 지나버린 세월에 아쉬운 생각이 들더라도, 그런 마음 바람에 흘려보내고 다시 길 찾아 나설 일이다.

다음 여정은 금강 자전거길 150km입니다. 한반도의 봄은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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