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하늘 아래 그리운 사람 그리워하기 좋은 날

모처럼 화창한 주말이다. 일요일 새벽마다 반복하는 일이지만, 오름 오를 생각에 새벽잠을 설치기 일쑤다. 이번 주는 큰지그리오름, 족은지그리오름, 바농오름이 기다린다.

산행 초입에 거대한 고목이 쓰러져 누워있는 것을 보았다. 문득 그 고목이 살아온 세월이 궁금해졌다. 어제 죽음을 맞이한 오랜 친구의 부고를 마주한 탓에 더 그랬는지 모른다.

이 생각 저 생각 걷다보니 파릇파릇 새싹과 나무 새순이 보인다. 시간은 이렇게 흘러 또 다른 세월로 또 채워진다. 세 시간 여를 걷다보니 푸른 하늘이 너무 좋다.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하자’

서정주 시인의 ‘푸르른 날’을 읊조리기에 좋은 날이다. 푸른 하늘 아래 그리운 이들 생각으로 머리가 가득하다.



PHOTO BY 양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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