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라면 도망가고 싶었다. 그러나 이젠..


서귀포시 중앙동에 60년 가까운 역사를 자랑하는 야학, 오석학교가 있습니다. 약 50명의 자원봉사 교사와 100명의 만학도 어르신이 있는 교육공동체입니다. 글을 몰라 한글을 처음부터 배우시는 반부터, 고교 졸업 검정고시를 공부하는 반까지 다양한 반이 있습니다.

오석학교 학생들이 뒤늦게 학교에서 공부하는 기쁨을 글로 표현했습니다. 이번 주에는 신정진 학생이 글을 배워 읽고 쓸 수 있게 된 기쁨을 적었습니다. 교육의 가치가 빛을 잃고 공동체가 해체되는 시절이라, 어르신의 경험과 글이 사회에 던지는 울림이 적지 않습니다. <편집자 주>


그저 사람들 앞에서 말을 하려면 두근두근 죄 지은 듯 가슴이 쿵쾅거렸다. 누가 글을 쓰라고 하면 도망갈 동굴을 찾고 싶었다.


이제 오석학교라는 곳에 와서 글공부를 하고부터는 자신감이 생겼다. 자신 있게 글을 쓸 수 있게 됐다. 글을 쓸 수 있으니 말도 잘 할 수 있다. 글을 배운 사람이 이래서 당당한가 보다.
 

이제껏 기가 죽어서 뭔가 작았던 내가 당당해지니 키가 확 큰 사람이 된 것 같다.



**덧붙이는 말
신정진 학생은 2023년 8월 10일 실시된 2023년 제2차 검정고시에 합격해 초등학교 졸업 자격을 얻었습니다. 중등 과정을 준비하기 위해 지금도 오석학교에서 공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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