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카로운 가시에도 우리향에 눈길 쏠리는 이유

제주위미농협 레드향공선회 13일, 농업기술원 만감류 신품종 재배포장 견학

제주도농업기술원이 개발한 신품종이 농가의 주목을 끌고 있습니다. 연일 신품종을 견학하기 위해 방문하는 농민들로, 기술원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한라봉과 천혜향, 레드향, 황금향 등 지금 도내에서 재배되는 만감류 대부분은 일본에서 들여온 품종입니다. 그런데 일부 품종은 과잉생산으로 갈수록 가격이 하락하고, 레드향은 열과가 과다하게 나타나 농가가 어려움을 겪습니다. 새로운 품종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제주도농업기술원은 지난 10년, 도내에서 재배되는 만감류를 대체할 신품종 육성에 공을 들였다고 합니다. 가을향과 달코미, 우리향, 설향 등이 대표적인데, 이들은 황금향을 모본으로 레드향을 부본으로 교배해 만든 종자입니다. 황금향 나무에 꽃이 피면, 레드향 꽃가루를 채취해 향금향 꽃 암술에 수분해서 교잡하는 방식입니다. 이후 씨방이 자라서 열매가 되면, 거기서 나오는 씨앗을 심고 키워 접수를 채취하는 방식입니다.

황금향을 모본으로, 레드향을 부본으로 교잡을 하지만, 그 결과는 제각기 다르게 나옵니다. 같은 부모에서 나온 것이라고 가을향과 달코미, 우리향, 설향 등으로 구분되는 이유입니다. 물론, 실험 과정에서 열매와 종자가 도태되어 폐기되는 일이 수도 없이 많았을 것입니다.


▲ 한 농민이 가을향을 관찰하는 장면(사진=장태욱 기자)

신품종 가운데 가장 먼저 선을 보인 건 가을향입니다. 농업기술원은 지난해, 제주감귤농협과 (전용실시)계약을 체결하고 ‘가을향’ 묘목 보급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감귤농협이 대목을 생산하면, 원하는 농가는 내년부터 이를 구입해 재배할 수 있습니다.

또, 지난 4월에 제주에 사업장을 둔 종자업체와 달코미와 우리향의 품종보호권 통상실시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가을향은 제주감귤농협만 대목을 생산할 수 있다면, 달코미와 우리향은 도내 등록한 모든 종자업체가 대목을 생산할 수 있는 점이 다릅니다. 도내 종자업체가 대목을 생산하면, 농가는 이 두 가지 만감류의 묘목도 구입해 재배할 수 있습니다.

13일, 제주농협 레드향공선회에 속한 조합원들이 제주도농업기술원을 방문해, 농업기술원이 개발한 4가지 품종에 대해 설명을 듣고 나무와 열매를 눈으로 직접 확인했습니다. 견학에 참가한 조합원들은 이들 신품종에 높은 관심을 보였습니다. 올해 레드향에서 열과 피해가 크게 발생했기 때문에, 품종을 갱신할 농가의 관심이 특히 뜨거웠습니다.



제주도농업기술원 양철준 연구사가 이날 농민들에게 그간 개발한 신품종의 특성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양 연구사의 설명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달코미

12월 상순에 수확할 수 있습니다다. 당소 14브릭스, 산함량 1% 정도인데, 무게가 가볍고 수세가 너무 강해서 꽃이 적게 피는 단점이 있습니다. 수익을 올리려면 꽃을 많이 피우고 적과를 많이 해 과중을 늘릴 필요가 있습니다. 배꼽이 나오는 품종이라 열과도 발생합니다.

가을향

11월 중순 수확한다. 당 13.5%에 산 0.8% 정도인데, 수확을 앞두고 당도가 급격히 오르는 특성이 있습니다. 신맛이 없어서 소비자 선호도 높은데, 과실 크기가 크기 않습니다. 꽃이 벚꽃처럼 많이 피는데, 낙과도 많아 적과할 필요가 없을 정도입니다. 생리낙과 기간에 온도를 낮춰서 낙과를 방지하는 게 재배의 관건입니다. 나무 상단부에 열린 열매도 상품성을 유지하는 장점이 있습니다. 열과는 거의 없습니다.



▲ 한 조합원이 우리량을 관찰하고 있다. 이날 농가들은 우리향이 가장 매력적인 품종이라는 반응을 보였습니다.(사진=장태욱 기자)

우리향

11월 하순에 수확한다. 당도나 산도가 가을향과 비슷합니다. 낙과율이 적고 착과성이 좋아, 적과가 필요합니다. 수세가 좋아서 해거리 피해가 적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날카로운 가시가 있는 게 단점입니다. 배꼽이 생기고 열과가 발생합니다.

설향

1월 상순 수확합니다. 산함량 높지 않고 과일이 큽니다. 5년 간 품질조사를 하는데, 연도별로 품질 편차가 커서 더 조사가 필요하다고 판단됐습니다. 농업기술원이 아직 설향에 대해 통상실시를 하지 않았습니다.


▲ 설향.  설향이 아직 안정, 적인 품종특성을 보이지 않아, 농업기술원은 이 품종에 대한 통상실시를 하지 않았습니다.

그럼 농민이 원하는 품종은 어떤 걸까요? 당도가 높고 산도가 낮으며, 일찍 수확할 수 있고, 수확량이 많은 것입니다. 거기에 부피과 발생이 적고 저장성까지 높으면 최고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모든 것을 갖춘 꿈의 품종은 현실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농가는 기존의 품종, 새로 개발한 품종이 갖는 장·단점을 비교해 자신에 맞는 것을 선택해 재배해야 합니다. 때론 그런 선택이, 농가의 운명을 좌우하기도 합니다.

이날 대부분의 농가는, 4가지 품종 가운데 ‘우리향’에게 높은 점수를 매겼습니다. 나무 수세가 좋고, 열매 또한 묵직해서 농가에 많은 수익을 안겨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입니다. 물론 열매를 직접 먹어보고 소비자 평가도 거쳐야 제대로 된 평가가 나올 것입니다. 농업기술원이 16일 경, 품종평가회를 열 예정이라고 합니다. 관심이 쏠립니다.


▲ 우리향의 날카로운 가시(사진=장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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