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지감귤 가격, 모든 조건 맞아떨어졌는데 단 한 가지

적은 생산량에 좋은 품질, 경쟁 과일 작황 부진 등 겹쳐

올해산 제주감귤이 시장에서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대도시 공판장에서 예년에 없는 낙찰가가 형성되고 있는데, 올해산 감귤의 생산량이 당초 예상보다 적고 상품의 품질이 좋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제주감귤출하연합회 발표로는, 11월 10일 전국 공판장에서 거래된 제주감귤 5kg 기준 평균 경락가는 1만2200원을 기록했다. 11월 평균 낙찰가로는 예년에 없는 가격이라는 게 농협 관계자의 설명이다.

▲ 올해산 노지감귤이 공판장에서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사진=장태욱)


농민들은 9월부터 올해산 제주감귤 가격이 높게 형성될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8월 무더위에 뒤에 9월 폭우가 이어지면서 남원읍을 중심으로 열과 피해가 크게 발생했다. 당초, 농정당국이 내놓았던 생산량 전망치보다 생산량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는 예상이 힘을 얻었다.

게다가 9월 중순 이후 맑은 날씨가 오래 지속되면서, 감귤의 당도도 예년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거기에 경쟁 과일인 사과와 배의 작황이 예년보다 부진하면서, 제주감귤의 가격이 예년보다 높을 것이라는 기대가 자연스럽게 생겼다.

기대는 10월부터 나타났다. 제주감귤출하연합회 발표로는 10월 제주감귤 5kg 한상자 평균 경락가는 9400원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평균 8000원보다는 1400원, 재작년 같은 기간 7800원보다는 1600원 높은 가격이다.

감귤가격은 11월 들어서자 큰 폭으로 상승했다. 11월 1일 전국 대도시 공판장 평균 경락가는 8700원을 기록했다. 그리고 2일에는 9000원으로 소폭 오른 후 오르내리기를 반복하더니, 8일에는 1만900원을 기록하며 1만원 선을 돌파했다. 그리고 9일에는 1만1700원으로 오른 후 10일에는 1만2200원까지 치솟았다.

제주감귤이 11월에 1만2000원을 돌파한 건 예년에 겪어보지 못한 경험이다. 제주감귤출하연합회 관계자는 10일의 높은 경락가는 8일과 9일에 공판장에 반입된 감귤이 적었던 데다 주말을 앞두고 있어서 중매인이 재고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매도에 나선 결과로 분석했다. 10일 가격으로 11월 전체 감귤가격을 낙관하기는 이르다는 견해가 담긴 분석이다.

최는 감귤가격이 계속 오르는 현상과 관련해 서귀포시내 지역농협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생산량이 예년에 비해 줄어 공판장으로 반입되는 양이 감소했고, 감귤 품질이 예전에 비해 좋다”라며 “최근 대도시 공판장에서 감귤 반입량이 적다는 하소연을 듣고 있다”라고 말했다.


▲ 가격이 상승하면 어김없이 비상품 감귤 출하가 기승을 부린다. 최근 농가 주변에 이런 현수막이 걸렸다.(사진=장태욱)


물론 최근까지의 시장 상황으로, 올해산 감귤 전체의 가격을 예측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다만, 전반적으로 경쟁 과일 작황이 부진한 점, 이상기후의 영향으로 감귤의 생산량이 줄어든 점, 감귤 품질이 양호한 점 등은 농가에 호재로 작용하는 것은 분명하다.

다만, 이럴 때 비상품 감귤 출하가 기승을 부릴 수도 있다. 벌써 거리에 비상품 감귤을 매입한다는 현수막이 버젓이 걸려있다. 가격이 좋은 틈에 판매하려고 출하경쟁을 하다가 공급조절 실패로 이어질 수도 있다. 돌다리도 두드리는 심정으로 농정당국과 농협, 농민이 협심해 농민소득을 높이는 기회로 만들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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