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를 부리듯, 테우 부리는 데도 멍에가 있었다

[신간] 제주 테우문화』(도서출판 신아, 2023년 10월)

통나무나 대나무 여러 개를 연결해서 만든 배를 떼배 혹은 뗏목이고 한다. 이 떼배를 제주도에서는 테우 혹은 터우, 테위라고 부른다.

테우가 언제부터 제주도에서 사용됐는지는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1629년(인조 7), 조선 조정이 제주도민에 출륙금지령를 내린 사건과 무관하지 않으리라고 보인다. 출륙금지령으로 제주도민은 선박의 제작과 운항에 제약을 받았고, 결과적으로 연안어업에 필요한 선박 제작만 허용됐다. 그 과정에서 테우가 연안어업과 해상교역의 보편적 수단으로 자리 잡은 것으로 추정된다.


▲ 책의 표지

1937년 기록된 문헌에는 당시 도내에 533척의 테우가 있던 것으로 기록됐다. 테우는 연근해에서 해조류를 채취해 운반하는 용도로 주로 사용됐는데, 채취한 해조류는 밭작물 재배에 필요한 거름으로 사용됐기에, 테우는 어업뿐만 아니라 농업에도 반드시 필요했다.

동력선이 보편화하면서, 테우는 해양활동에서 그 효용을 잃고 말았다. 1986년이 도내 테우는 32척으로 줄었고, 이후 환경의 변화, 과학기술의 발달 등으로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

테우를 사용했던 세대도 현업에서 은퇴했기에, 테우를 기억하는 사람의 수마저도 줄고 있다. 이에 제주특별자치도는 2022년 ‘제주테우문화’를 무형문화재로 지정했다. 제주특별자치도 세계유산본부는 2020년, 2021년 2차에 걸쳐 에 「제주테우문화 조사보고서」를 작성했다. 전통문화가 자취를 감추기 전에 그 원형을 기록하고 기억하기 위함이었다.

여기에 더해 양종렬·장혜련·김순이가 최근『제주 테우문화』(도서출판 신아)를 펴냈다. 저자들은 서문에 ‘제주 테우 문화는 선인들의 슬기로움과 지혜가 담긴 전통 어업 유산으로 전승하고 보존할 가치가 충분하다’라고 전한 후, 테우 문화에 담긴 선인들의 지혜를 배울 계기가 바란다고 밝혔다.

책은 테우의 구조와 기능 및 제작과정, 제주도 내 테우의 현황 및 소장처, 테우의 신앙의례, 노동요, 생활민속 등 다양한 내용을 담았다.

테우의 구조

과거 제주사람들은 한라산 구상나무로 테우 선체를 제작했다. 그런데 한라산 벌목이 금지된 이후부터는 차선책으로 삼나무를 재료로 사용했다. 테우 밑판을 제작하는 데 적게는 7개, 많게는 13개의 통나무를 사용했다. 통나무 굵은 쪽은 선미(고물), 가는 쪽은 선수(이물)이 된다.

통나무을 배열한 후 두 군데 구멍을 뚫어 고정하는 것이 장쇠목이다. 통나무마다 구멍을 뚫은 후, 장쇠목을 찔러 통나무를 모두 관통시킨 후 고정하는데, 테우 제작에 가장 어려운 대목이다.


▲ 다양한 그림과 사진, 도면을 실어서,테우를 잘 모르는 사람도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테우의 운행에 필요한 장치를 설치하는 멍에가 있는데, 앞멍에와 뒷멍에가 있다. 앞멍에에는 닻줄을 감아두고, 뒷멍에에는 노를 끼우는 노좆을 설치한다. 테우 선체에 앉아 쉬는 공간이 있는데, 상자리라 한다, 어부가 노를 저을 때 상자리에 올라서서 하는 일도 있다.

테우를 고정할 때 닻줄을 이용하는데, 닻줄을 고정하는 말뚝을 닻대라고 한다. 그 외에도 테우에  노와 밀대, 자리그물, 닻돌, 바릇구덕 등이 있어서 운항과 어로 활동에 사용했다.

테우의 생활문화사

테우의 안전운항을 기원하는 신앙의례로 요왕제가 대표적이다. 요왕제를 드리기 전 몸을 깨끗이 하고 제물을 정갈하게 준비한다. 그리고 메와 지전, 제숙, 삼색 과일, 채소, 술, 만선기 등을 준비하고, 심방을 불러 제를 올렸다.

테우와 관련해 민요도 여럿 전한다.

‘요톱 저 톱은 대톱이여, 스스릉 슬짝 엇어지라/ 요톱 저 톱은 사르릉 살짝, 그만허민 헐만허다.’

톱으로 나무를 켜면서 부르는 ‘낭 싸는 소리’의 첫 구절이다.

그밖에도 테우를 활용한 문화행사가 사례별로 실렸다. 또, 국가중요어업유산 지정 현황을 부록으로 실었는데, 울진·울릉 돌곽 채취 어업은 테우 보전과 관련해 참고할 필요가 있다.


다양한 그림과 사진, 도면 등이 있어서, 젊은 세대로 테우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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