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성으로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데, 어떻게?

[서평] 잭 트라우트·스티브 리브킨의 「튀지 말고 차별화하라」(2000, 더난출판)

농촌에 있는 집에서 반경 500미터 이내에도 10년 새 펜션이 네 채나 생겼다. 주변에서 밥집과 커피 전문점이 새롭게 문을 여는 장면도 쉽게 볼 수 있다. 한적했던 농촌이 이젠 이웃끼리도 서로 경쟁해야 하는 전쟁터로 변해간다.


다니던 일터에 사직을 결심한 후 여러 가지 일을 준비했다. 그 중 하나가 ‘대안언론’인데, 방향 찾기가 쉽지 않은 분야다. 도내에만도 언론사 이름을 내건 회사가 100곳에 이른다는데, 그 전장에서 ‘대안’을 내걸고 주목을 받기 쉽지 않은 일이다. 게다가 언론에 대한 사회적 신뢰가 바닥이라 관심과 에너지를 끌어모으는 일이 엄두가 나지 않는다.

「튀지 말고 차별화하라」는 그런 상황에서 한 가닥 실마리를 찾기 위해 찾은 책이다. 상품 생산 기업에 필요한 경쟁 지침을 안내하는 책이라, 언론에 직접 적용하기에 쉽지 않다.

부제 ‘잭 트라우트의 22가지 차별화 전략’에서 알 수 있듯 저자는 경쟁 사회에서 성공을 거둘 수 있도록 다양한 차별화 방식을 제시했다. 그 안에는 원조를 주장한 코카콜라, 야간 속달로 승부한 페덱스, 끊임없이 차세대 제품을 출시하는 인텔, 색다른 맥주 맛을 선사한 하이네켄 등 유명한 글로벌 기업의 차별화 전략이 들어 있다.

저자는 기업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품질과 서비스의 차별화가 반드시 필요한데, 거기에 그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제품의 판매량을 늘리려면 광고가 필요한데, 광고가 단순히 감성적인 내용에 그치지 말고 제품을 사야 하는 이유를 담은 것이어야 제안했다.

차별화 정책을 수립하는 일에도 순서가 필요하다. 우선 시장 상황을 살피고, 자사 혹은 자사 상품이 경쟁사와 구별되는 뭔가를 찾아야 한다. 그리고 소비자들에게 차별성을 믿게 뒷받침할 논리적 근거를 마련하고, 광고를 통해 차별성을 알려야 한다.

차별성을 홍보할 때는 고객의 기억에 주입할 한 가지 핵심 단어를 찾아내야 한다. 그리고 전하는 메시지를 단순화해 강력한 아이디어 한 가지에 초점을 맞추고 그것을 고객의 기억 속에 주입해야 한다.

업계 최초는 여러 면에서 유리하다. 어떤 영역에서 제품을 선점했다면 고객들은 그 기업의 차별성을 강력하게 인식한다. 소비자들은 최초의 제품이 오리지널이고 나머지는 유사 제품이라고 여긴다. 물론 업게 최초가 되기 위해서는 독창적인 아이디어와 엄청난 노력이 필요하다.

후발업체는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특별한 포지셔닝 전략을 찾아야 한다. 펩시콜라가 코카콜라를 따라잡기 위해 ‘새로운 세대의 선택’이라는 카피를 내세워 성공을 거둔 게 대표적이 사례다.

22장 최고경영자의 차별성은 언론계 경영자가 참고할 만한 내용이다.

티나 브라운이라는 이름이 등장하는데, 그는 잡지사 편집장으로서 훌륭한 업적을 이룬 사람이다. 그는 늘 새로운 전략을 세우려는 의지가 강했는데, 《베니티 페어》라는 잡지에 저명인사를 신랄하게 비판하는 기사를 실어 큰 파문을 일으켰다. 화제의 중심에 서는 전략을 통해 시민의 관심을 끌어모았던 것이다.

티나 브라운이 기고한 마케팅 관련 기사에는 ▲남들과 다른 시각적 특성을 가질 것 ▲파티를 열 것 ▲창조적인 일에 돈을 쓸 것 등이 있다. 남을 따라 하는 것은 아무 도움이 되지 않으니 자신의 것을 만들어야 하고, 사업을 하려면 많은 이의 도움이 필요하니 사회적 관계를 두텁게 쌓아야 한다는 제안이다.

마지막 몇 페이지 내용만으로도 주는 메시지가 적지 않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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