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춘과 귤을 따는 날은 키라가 제주어를 배우는 날입니다. 일을 하면서 진짜 제주어의 맛을 알게 됐습니다.(사진=키라)2017년 겨울, 주인 삼춘을 따라 처음 귤 따러 갔던 첫날이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새벽 다섯시에 일어나, 도시락을 싸고, 트럭을 타기 위해 위미우
▲ 주인 삼춘과 점심을 먹던 날의 풍경입니다.(사진=키라)저도 모르는 사이 사십 대 중반이 되었습니다. 저는 안 늙을 줄 알았습니다. 제 나이 40을 그려본 적이 없었는데 당연히 60세의 저를 그려본 적은 더더욱 없었습니다.산티아고 순례길을 가겠다고 스페인에 갔을 때,
▲ 키라의 초가 처마를 이웃이 수리해주는 장면입니다.(사진=키라)제가 처음 살았던 제주의 집은 귤밭 안에 있는 아주 오래된 지붕이 까만 초가집입니다. 저보다 훨씬 나이가 많은 흙과 돌로 지어진 전형적인 제주의 옛날집입니다. 대문도 없고 어디까지가 마당인지 경계도 없어
▲ 이웃 삼춘이 건네고 간 호박. 삼춘들의 배려가 있어 내 제주살이가 훨씬 풍요롭다.(사진= 키라) 얼마 전, 동네 이웃 K아저씨 귤밭 일을 도와드리러 갔습니다. K아저씨 지인분이 밭에 오셨는데, 제주 토박이 아저씨는 낯선 여자가 밭에 있는 게 이상한 건지 누구냐고 물
▲ 귤 따는 날 함께 먹는 점심. 제주 음식을 먹는 것은 인생 최고의 호사입니다.(사진=키라)제가 귤 따면서 첫 번째 배운 게 제주 사투리였다면 두 번째 배운 건 리얼 제주 음식이었습니다. 절대 제주 향토음식점에서는 돈 주고도 사먹을 수도 없고, 맛볼 수도 없는 제주
‘제주에서 무엇을 하면서 살까’ 미리 계획하고, 결정하고 오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저란 사람은 마음이 시키는 대로 일단 저지르는 사람이니, 그런 결정을 하고 왔을 리가 없었습니다. 유럽 여행을 떠난 제주 지인의 집을 지키며 제주에 산 지 3개월이 되고 나니, ‘나도 제
유난히 좋아하는 영화가 있습니다. 30대 여자가 자신의 인생을 찾아 떠나는 여정을 그린 가 바로 그것. 주인공 리즈(줄리아 로버츠)가 이탈리아에서 만난 친구들과 식사하면서 자신의 도시를 상징하는 주제어를 말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들은 스톡홀름을 ‘순응’, 뉴욕을 ‘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