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향해 앉으니, 나 또한 이름 없는 섬이다

시인 황동규는 일찍이 말하기를
‘채 정돈 안 된 도시, 그래 더 정다운 서귀포’라고 했다.
서귀포 해안은 정돈되지 않아 정겹다.

구름이 잔뜩 낀 토요일, 보목포구를 향해 길을 걸었다.
그리고 잠시 쉬어가는 해변 카페
내 마음 옮겨놓은 것 같은 섶섬이 눈앞이다.

‘바다를 향해 앉으면, 이름 없는 섬이네’
       -고정국의 ‘섬’ 1행

바닷바람 맞으며 생각에 잠겨
오늘, 나 또한 이름 없는 섬이 되었다.



PHOTO BY 양희라

<저작권자 ⓒ 서귀포사람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