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인구 순유출.. ‘빈 교실’과 ‘빈 집’ 을 어쩌나?

한국은행「제주지역, 14년 만에 인구 순유출」보고서 발표

한국은행 제주본부가 25일, 「제주지역, 14년 만에 인구 순유출」이라는 제목으로 현장 리포트를 발표했다. 리포트에 따르면, 제주지역은 지난 2010년 이후 인구 순유입 지역이었는데 2023년 유출인구가 유입인구보다 1689명 많아, 순유출 지역이 됐다. 출생아 수보다 사망자 수가 많은 상황에 인구가 순유출로 전환돼, 지역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한국은행이 25일, 현장 리포트 「제주지역, 14년 만에 인구 순유출」를 발표했다. 

리포트는 제주지역 인구 감소와 관련해 ▲전 연령대에 걸친 순유입 감소 ▲30~40대 연령의 순유입 큰 폭 감소 및 10대 이하 순유출 ▲20대의 지속적인 순유출 등 세 가지에 주목했다. 특히 앞의 두 항목이 불러올 결과에 우려가 적지 않다.

■전 연령대에 걸친 순유입 감소
일자리를 찾는 젊은 층에서 뿐만 아니라 은퇴 연령에 가까운 50대 이후 연령에서도 인구 유입이 감소하고 있다. 제주지역이 과거 은퇴 후 거주지로 인기를 끌었지만, 지금은 그 인식에 변화가 있음을 시사한다.

2023년 50대 전입 인구는 4366명, 전출 인구는 4055명으로 전입 인구가 전출 인구보다 311명 많기는 했다. 하지만 2018년부터 2022년까지 5년간 연평균 50대 전입 인구는 4847명으로 전출 인구 4042명보다 806명 많았다. 지난해 50대 순유입 인구는 이전 5년 평균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2023년 60대 순유입 인구는 33명으로, 이전 5년 간 연평균 순유입 인구 418명의 8%에 불과해 장년층의 거주지로서 제주도의 선호도가 예전에 비해 하락했음을 알 수 있다.

■ 30~40대 연령의 순유입 큰 폭 감소 및 10대 이하 순유출
한국은행 제주본부가 지난 2019년 5월에 발표한 「인구 유입이 제주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보면 2007년부터 2018년까지 제주에 전입한 이주민의 연령대는 30대(연평균 2000명)가 가장 많았고 40대(연평균 1500명)가 뒤를 이었다. 30~40대가 유입 인구에서 다수를 차지했는데, 이주한 이유로는 직업, 자연환경, 주택 등이 주를 이뤘다.

그런데 30~40대의 인구 유입이 예전 같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 제주도로 전입한 30~40대 인구는 1만987명으로 전출 인구 1만535명보다 452명 많기는 하다. 30~40대가 아직까지는 순유입 연령대이긴 한데, 이전 5년 동안 30~40대 순유입 인구가 연평균 3183명(전입 1만3943명, 전출 1만760명)이었던 점을 상기하면 순유입 규모는 초라하기 그지없다.

30~40대 전입 인구의 감소는 10대 이하 인구의 순유출로 이어졌다. 2023년 제주도로 전입한 10대 이하 인구는 4596명으로 전출 인구 5077명보다 481명 적었다. 10대 인구가 순유출로 전환된 것인데, 지역의 미래를 생각하면 암울한 수치다. 이전 5년 동안 10대 인구는 연평균 1048명의 순유입을 기록했다.

제주지역 인구 유입 감소의 원인을 연령별로 보면, 40대 이하는 양질의 일자리 부족, 50대 이상은 주택가격 상승에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인구 순유출은 출산율 감소와 더불어 인구 감소를 가속화하는 원인으로 작용하기에, 불러올 사회․경제적 파장이 예사롭지 않다.



인구 유출은 당장 학생 수 감소로 이어져, 교육공동체를 위축시키는 결과를 낳고 있다. 올해 도내 초등학생 수는 처음으로 4만 명 아래로 내려갔다. 초등학생 수는 지난 2020년 4만575명을 기록한 이후 2021년 1328명, 2022년 4만1628명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하지만 2023녀 4만531명으로 전년대배 2.6% 감소하더니, 2024년에는 다시 5.3%(2157명) 감소해 3만8374명을 기록했다.

도내 주택시장에도 좋지 않은 신호를 보내고 있다. 토교통부가 지난 1일 발표한 ‘1월 주택 통계’에 따르면 1월 제주지역 전체 미분양 주택은 2486가구로 역대 최고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악성 미분양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1089가구로 지난해 말 보다 30가구(2.8%) 늘었다. 2021년 1월 1063호 이후 3년 만에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인구 유출은 ‘빈 교실’과 ‘빈 집’ 외로도 생산성 하락, 내수 침체, 일손 부족, 세수 감소 등 다양한 문제를 낳을 것으로 전망된다. 우려가 커지는 만큼 대책이 절실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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