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생선 고등어 수출 ‘대박’, 도내 양식업계는 사료비 ‘압박’

2023년부터 고등어 수출 크게 증가, 소형 고등어 가격 올라 양식업게 사료비 부담 커져

국민생선 고등어가 해외로 수출되는 양이 크게 늘어나면서, 어업 소득이 크게 늘었다. 그런데 그 영향으로 국내 양식 사료로 사용되는 고등어 원료 가격이 폭등해, 도내 양식업계가 위기에 직면했다.

국내 고등어 어장은 서해 남부와, 제주도 주변, 남해와 대마도 사이 해역에 주로 형성된다. 고등어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총어획허용량(TAC, Total Allowable Catch) 대상 품목이다. 어선별로 연중 잡을 수 있는 고등어 양이 제한된다. 고등어는 그물로 퇴로를 차단해 잡는 선망어업으로 잡는데, 2023년과 2024년 기준으로 연근해 대형선망 어선은 연중 126톤까지 잡을 수 있다. 어장을 보호하기 위해 21cm 미만 고등어는 잡을 수 없으며, 4월 1일부터 6월 30일까지는 금어기라 고등어 포획이 금지된다.


▲ 국내산 고등어(사진=장태욱)

우리나라 고등어를 생산하는 어법은 ‘대형선망어업’이 90% 이상을 차지한다. 고등어를 잡은고등어 대형선망어선 대부분은 90% 이상 부산에 양륙한다. 부산공동어시장에 양륙된 고등어는 200∼270g, 300∼350g, 350∼450g, 400∼500g, 500g 이상으로 분류됀 채 위판된다.

국내 소비자는 350g 이상 고등어를 선호하기 때문에, 크기가 작은 고등어는 수출용이나 사료용으로 소비됐다. 포획한 고등어의 양 못지않게 고등어의 크기가 선단의 수익을 결정하는 주요 변수가 됐다.

상품성이 낮은 200∼350g 범위 내의 고등어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006년 10.5% 에 불과했다. 그런데 이후 꾸준히 증가해 2022년에는 79.8%에 이르렀다. 반면, 350g을 넘는 고등어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2년 기준, 20.2%에 불과했다. 소형 고등어를 처리하는 일이 과제로 떠올랐는데, 업계는 수출에서 활로를 모색했다. 그리고 지난해부터는 수출 길을 확대하고 수출량을 늘려 외화 수입을 늘릴 뿐만 아니라 내수 고등어의 가격마저 높였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국내 연근해어업으로 잡아들인 고등어 생산량은 지난 2020년 이후 꾸준히 증가했다. 2020년 약 8만2800톤이었는데 2021년에는 15만1000톤을 큰 폭으로 늘었다. 그리고 2022년에는 15만2600톤으로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보이더니 2023년에는 16만3000톤으로 전년 대비 6.8% 늘었다.

이 기간 국내 선단이 고등어 어획으로 벌어들인 돈은 2020년 1730억원이었는데, 2021년에는 2167억으로 크게 늘었다. 그런데 2022년에는 1870억원으로 이전 해에 비해 크게 줄었다가 2023년에는 2410억 원으로 크게 늘었다.

2021년 이후 3년 간 고등어 어획량이 비슷한데도 고등어 생산금액이 큰 폭으로 요동치는 건 잡아들인 고등어의 크기가 다른 것과, 외국으로 수출되는 양이 증가하는 게 원인으로 작용했다.

특히 2023년에는 외국으로 수출되는 고등어의 양이 크게 증가해 그 결과 소형 고등어의 가격이 크게 올랐다. 한국농수산유통공사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고등어 수출 실적은 인도네시아 474만 달러(7852톤), 이집트 398만 달러(5879톤), 필리핀 361만 달러(6648톤), 가나 231만 달러(3082톤), 베트남 224만 달러(5581톤), 중국 184만 달러(2226톤) 등이다. 고등어를 수출해 벌어들인 외화를 기준으로, 2022년 상반기에 비해 458%나 증가했다. 농수사유통공사는 지난해 고등어 수출금액은 5000만 달러(약 600억원)에 달할 것으로 기대했다.

문제는 소형 고등어 수출이 늘어나면서 국내 고등어를 원료로 하는 사료의 가격이 폭등해 양식업계를 어렵게 한다는 데에 있다. 과거 내수시장에 나오지 않던 고등어의 상당량은 사료용으로 가공됐는데, 해외 수출량이 늘어나면서 사료용 고등어 원가가 크게 오른 것.


▲ 양식 넙치


성산읍에서 넙치 양식장을 운영하는 김 아무개는 “고등어 사료가 1년 전 kg 당 600원이었는데, 지금은 1300원으로 두 배 이상 올랐다”라며 “지금은 국산 고등어 사료와 멕시코 산 정어리 사료를 같이 쓰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국산 고등어가 단백질 함량이 풍부하고 칼로리가 높아 좋은 사료였는데, 앞으로 가격이 점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국산 고등어를 원료로 하는 사료는 조만간 사라질 것으로 보여 다른 대체 사료를 찾고 있다”라고 말했다.

도내 양식업계는 지난 3년 간 전기요금이 상승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업체는 3년 전에는 월 전기요금이 1000만원었는데, 최근에는 1400만원까지 올랐다고 한다.

전기요금과 사료비가 모두 큰 폭으로 오르며, 양식업계가 경영에 어려움을 겪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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