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겨울에 2016년 북극한파 재현’ 경고

한국농촌경제연구원 5일 이슈플러스 보고서 통해 발표

태평양에 엘리뇨 발생
바렌츠-카라해 해빙 감소
따뜻한 겨울 지속되다 북극한파 역습 받을 수도

▲ 수확 전, 폭설에 뒤덮인 귤(사진=장태욱)


2016년 1월 폭설과 한파를 기억하시나요? 그 악몽이 올 겨울에 재현될 지도 모른다는 경고가 나왔습니다. 예사롭게 듣지 말고 재해를 예방하기 위해 미리 준비를 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2016년 1월 23일에 동아시아 전역에서 눈이 관측됐습니다. 위도 상으로 제주도보다 남쪽에 위치한 중국의 광저우와 일본의 오키나와에도 눈이 내릴 정도였습니다.

특히, 제주 연안 지역에서는 1월 23일 아침부터 내리기 시작한 눈이 25일 오후까지 지속됐습니다. 1월 23일부터 25일까지 3일 동안 제주공항에 1100대의 비행기가 결항 및 연착되어 8만6000명의 승객이 공항에 갇혀 지내야하는 불편을 겪었습니다.

그런데 올 겨울에 8년 전의 악몽이 재현될 것이라는 경고가 나왔습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5일 이슈플러스 보고서 ‘기후위기와 농업․농촌의 대응 3편 폭설’을 발표했습니다. 이번 겨울에 중강도 수준의 엘니뇨가 발생해 한반도에 폭설 및 기습 한파가 발생할 가능성이 증가했다는 내용입니다. 그리고 겨울에 폭설이 발생하면 농업부문의 경제적 피해가 크게 나타났던 사례가 있어서, 농업계가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는 내용입니다.

보고서는 미 상무부 산하 국립해양대기청(NOAA)이 11월 20일에 ‘2024년 봄까지 엘니뇨가 지속될 가능성이 62%에 이른다’는 발표를 인용했습니다.

미국해양대기청의 발표를 보니, 최근 태평양 중부와 동부에서 적도부근의 해수면 표면온도가 평균보다 높은 엘리뇨 현상이 나타난다고 합니다. 그리고 엘리뇨는 내년 봄까지 계속될 확률이 62%에 이른다고 했습니다.

엘니뇨란 적도 부근 중·동부 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높아지는 기후변동 현상인데, 2~7년 주기로 불규칙하게 발생합니다. 엘리뇨는 단순히 해수면 온도가 상승하는데 그치는 게 아니라, 홍수, 가뭄 등 다양한 이상기후를 불러옵니다.


▲ 미국해양대기청이 공개한 태평양 해수온도 분포. 붉은 지점이 평년보다 온도가 높은 곳이다. 

사진의 붉은 색을 띠는 것은 평년보다 온도가 높다는 것을 나타냅니다. 강력한 엘니뇨를 의미하는데, 최신 예측에 따르면 2024년 1월부터 3월까자 강한 엘니뇨가 지속될 확률은 55%가 넘습니다.

우리나라 기상청은 11월 23일에 3개월(12~2월) 전망을 발표했습니다. 강수량은 12월은 평년과 비슷하고 1~2월은 평년보다 많겠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기온은 12월과 2월은 평년과 비슷하거나 높겠고, 1월은 평년과 비슷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그런데 농촌경제연구원은 바렌츠-카라해(Barents-Kara sea)의 해빙이 평년보다 적은 상태가 겨울까지 지속되면 북풍에 의한 차고 건조한 공기가 우리나라로 유입되며 기습 한파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합니다.

바렌츠-카라해는 북극해 바깥쪽에 위치한 해역으로 해빙의 변화가 가장 심한 곳입니다. 기상학자들은 이 지역의 해빙과 눈 덮임이 감소하면, 여기에서 열이 대기로 유입되어 제트기류를 약화시킨다고 설명합니다. 제트기류가 약해지면 찬 대륙고기압이 확산하면서 유라시아대륙에 북극한파를 몰고 오게 됩니다. 이곳 해빙의 감소가 유라시아의 추운 겨울 발생에 중요한 연결고리로 작용한다는 것입니다.


▲ 폭설이 내려 눈의 무게를 이기지 못해 비닐하우스가 주저앉았다.(사진=장태욱)

미국 해양대기청이 발표한 것처럼 태평양에서 강한 엘리뇨가 발생했고, 유라시아대륙의 겨울 날씨를 예측하는 가늠자인 바렌츠-카라해의 해빙이 줄어들었습니다. 겨울에 따뜻한 날씨가 지속되다가 북극한파의 기습을 받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혹시 닥칠지도 모를 북극한파에 미리 대비해야 할 것입니다. 자연 재해에 가장 취약한 게 일차산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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