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고 두툼한 방어, 그 거부할 수 없는 유혹

최남단 방어축제, 23일 개막
방어경매, 판촉행사, 어린이 맨손 방어 잡기, 가두리 방어 낚시 등 열려
한 접시 1만5000원 판매
경매는 1만원 대에서 4만 원대까지 가격 다양




11월, 한라산에 첫눈이 내렸습니다. 모슬포에는 칼바람이 붑니다. 방어가 찰진 근육을 뽐내는 계절입니다. 사람들은 방어의 유혹을 견디지 못하고 모슬포로 몰려듭니다.

방어는 고등어와 비슷하게 유선형을 띠는데, 고등어보다 훨씬 뚱뚱합니다. 배는 은백색, 등쪽은 청록색을 띱니다. 우리나라 모든 바다에서 사는데, 따뜻한 물을 좋아하므로 남부 연안에서 많이 잡힙니다.

방어는 봄부터 여름까지는 먹이를 좇아 북쪽으로 올라갔다가 가을이 되어 바닷물이 차가와지면 다시 남쪽 바다로 돌아옵니다. 그리고 마라도 인근에서 자리돔을 먹으며 겨울을 나기 때문에 늦을 가을과 겨울에 모슬포항 인근에는 방어가 풍어를 이룹니다. 11월에 모슬포에 방어축제가 열리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 방어 할인행사장에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섰습니다. 방어 한 접시에 1만500원입니다.(사진=장태욱) 


▲ 싱싱한 활어가 수조에서 헤엄치는 장면입니다.(사진=장태욱)


방어는 연안에서 부유물을 먹고 생활하는데 생장 속도가 빨라서 2년이면 몸길이가 50센티미터, 3~4킬로그램 정도로 자랍니다. 보통 물고기는 크기가 어느 정도 이상이 되면 맛이 떨어지는데, 방어는 크기가 클수록 지방이 쌓여 맛과 식감이 좋아집니다. 몸 크기 1미터가 넘는 대방어가 미식가의 입맛을 사로잡는 것도 그런 이치입니다.

제23회 최남단 방어축제가 23일 개막했습니다. 최남단 방어축제는 2001년 시작한 이래 매년 15만 ~ 20만 명의 관람객이 찾고 있는 제주의 대표축제입니다. 싱싱한 방어회를 비롯한 다양한 방어요리를 맛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각종 방어낚시, 현장 방어경매, 손으로 방어 잡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가할 수 있습니다.

24일 방어축제가 열리는 모슬포를 찾았습니다. 축제 프로그램은 오래전과 달라진 게 없는데, 이 축제를 찾으면 여전히 가슴이 설렙니다.


▲ 방어를 뜰채로 올리는 장면(사진=장태욱)


▲ 방어 경매(사진=장태욱)

가두리 양식장에서 떠올린 방어는 수조에서 큰 몸을 자랑하며 방문객의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방어경매는 여전히 활기를 띠고, 맨손으로 방어를 잡겠다는 달려든 아이들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가득합니다. 방어 판촉 행사장에는 방어 맛을 보려는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섰고, 방어회를 뜨는 손길은 쉴 새 없이 분주합니다. 가두리에서 방어낚시 체험장에선 방어가 올라올 때면 환호성이 울립니다.

방어 판촉행사장에선 방어 한 접시에 1만5000원에 판매됩니다. 그리고 경매장에선 방어 크기에 따라 1만원 대에서 4만원 대까지 가격에 방어가 경매로 팔립니다. 마음 같아선 큰 방어 한 마리를 사고 싶은데, 먹을 사람이 없어서 한 접시만 사고 왔습니다. 붉고 두툼하게 살이 오른 쫄깃한 방어, 그 느낌으로도 일상의 피로를 잊었습니다.

방어가 돌아왔습니다. 모슬포수협 관계자는 “올해도 방어가 많이 잡히는데, 대방어가 많지 않아 아쉽다”라고 합니다.  그래도 모슬포가 활기를 띱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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