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먹거리’ 위스키 증류업, 돌고 돌아 신례2리로

롯데와 신례2리 입장조율 마무리, 서귀포시청에 허가 신청 등 밟을 전망

롯데칠성음료(대표이사 박윤기)가 제주도에 설립을 추진하는 위스키 증류소와 방문자센터 설립 장소가 돌고 돌아 다시 신례2리로 결정될 전망이다. 롯데칠성음료(주)와 신례2리 마을회(이장 김철환)이 최근 환경보전과 마을 경제활성화, 고용 창출 등을 위해 협력한다는 내용으로 입장을 조율했다.

다수 언론에 따르면, 롯데칠성음료는 지난 2021년부터 국산 위스키를 생산하는 사업을 추진했다. 그해 6월 한국식품연구원과 한국형 위스키 개발 연구를 시작했고 스코틀랜드 위스키 제조장인과 고문 계약을 맺으며 기술 확보에 주력했다. 그리고 제주도에서 적당한 시설 용지를 확보하기 위해 여러 곳을 대상에 놓고 검토했다.


▲ 롯데가 신례2리에 있는 롯데칠성음료 제주공장에 위스키 증류소와 방문자센터를 건립하기로 결정했다. 이와 관련해 지난해부터 마을회 관계자와 물밑에서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례2리는 최근 마을총회를 열고 롯데의 위스키 증류소 등의 건립에 동의한다고 의결했다.(사진=장태욱)

롯데칠성음료는 그 가운데 남원읍 한남리 자배봉 남쪽 잡종지와 신례2리 롯데칠성음료 공장 등 장소 두 곳을 놓고 저울질했다. 한남리는 주민들이 유치를 희망했는데, 지하수와 지질 등 복잡한 허가조건을 넘어야 한다. 신례2리는 기존 음료공장이 있는 곳이라 인프라가 있는 반면, 주민과의 오랜 갈등이 숙제로 남아 있었다.

롯데칠성음료는 2022년, 남원읍 신례2리 소재 롯데칠성 제주공장을 사업지로 선정하고 공장설립을 추진했다. 그해 5월에 서귀포시청에 ‘기타 증류주 및 합성주 제조업’을 추가한다는 내용으로 공장설립(변경) 신청을 제출했고, 서귀포시는 그래 8월 10일에 신청을 승인했다.

이곳은 회사가 지난 1978년 비상품 감귤을 재료로 주스를 생산하기 위해 설립한 공장이다. 공장부지 1만799㎡에 제조시설 3142㎡, 부대시설 1007㎡를 갖췄다. 연간 허용된 폐수배출량은 311톤이다.

관련 내용이 언론에 알려지자 주민들은 행정이 관련 내용을 주민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고 승인을 내줬다며 크게 반발했다. 분위기를 감지한 롯데칠성음료가 2022년 12월, 주민을 대상으로 사업설명회를 개최했는데, 주민들의 불만은 잠재우지 못했다. 롯데와 마을이 만나 갈등을 조율하던 와중에도 한남리 마을회는 꾸준히 증류소 유치 의사를 밝혔다.


롯데칠성음료는 고심 끝에 사업지를 한남리로 변경해 증류공장 등의 설립을 추진했다. 그런데 지질 조건에 막혀 성사에 이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다시 신례2리 롯데칠성 제주공장에 증류소 등을 건립하기 위해 지난여름부터 마을회의 의사를 타진했다.

김철환 신례2리 이장은 “롯데 실무진이 지난여름에 처음 마을회의 의사를 물었는데, 처음엔 확답을 할 수 없었다. 롯데 측의 입장과 세부 조건을 확인하는데 시간이 걸렸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양측이 가을부터 만나 서로 입장을 조율했다.

양측은 롯데칠성음료가 신례2리에 위스키 증류소와 방문자센터를 설립하는데 마을회가 협조한다는 내용으로 입장을 조율했다. 그리고 회사는 하수처리에 철저를 기하고 마을에 발전기금을 기부하는 내용과, 마을 특산품 판매, 주민 고용 창출 등에 협조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또, 이후 공장에서 감귤가공은 하지 않기로 했다.

마을회는 3월 14일에 마을개발위원회와 21일에 마을총회를 열고, 위스키 증류소 및 방문자 센터를 설립하는데 동의하기로 의결했다. 양측은 곧 업무협약에 서명하고, 롯데칠성음료는 이를 근거로 서귀포시청에 사업 인허가 신청을 할 예정이다.

글로벌 인포메이션이 지난해 11월에 발표한 보고서 ‘위스키 시장 기회, 성장 촉진요인, 산업 동향 분석, 예측(2025-2034년)’에 따르면 세계 위스키 시장은 2025년부터 2034년까지 연평균 6.7%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보고서는 최근 소비자들이 고급술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고, 온라인 소비의 발달로 이제는 생산자로부터 직접 위스키를 구매해 소비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으며, 위스키 관광이 관련 소비를 촉진하기 때문에 높은 성장이 예상된다고 했다.

롯데칠성음료가 여러 난관에도 불구하고 제주도에 위스키 증류시설과 방문자 센터를 설립하려는 것도 이런 세계적 추세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 관련해 김철환 이장은 “롯데 측 인사로부터 위스키 증류업이 미래 먹거리가 될 것이라는 얘기를 들었다. 여기에 꽤 자금을 투자할 의사를 확인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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