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새 사이로 한걸음 한 계단, 멀어진 한라산이 낯설다
대한(大寒) 앞둔 한라산에
서리 잔뜩 내려앉은 새벽
눈부신 태양 솟는 곳으로
차는 달렸다.
퇴임하는 동료와
낭끼오름 오르는 길
억새 사이로 나무 아래로
한걸음 한 계단
사방이 트인 오름 꼭대기
시간이 잠시 멈춘 듯
천지가 고요하고
풍력발전기마저 숨을 죽였다.
“이렇게 멀리 왔나?”
지나온 발길
너무 멀어진 한라산이
조금 낯설 낯설다.





PHOTO BY 양희라
<저작권자 ⓒ 서귀포사람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양희라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