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사년(乙巳年) 첫해가 솟았습니다

을사년(乙巳年) 첫해가 솟았습니다. 여느 해보다 웅장하게 솟아나는 첫해를 보면서 다시 희망과 용기를 가져봅니다.

2025년 하례1리 신년 해맞이 행사가 1일 아침, 망장포에서 열렸습니다. 하례1리 마을회가 주최하고 하례1리 농어촌휴향마을과 부녀회, 청년회가 공동으로 행사를 주관했습니다. 주민 300여 명이 참석해 새해 첫 해를 기다렸습니다.


▲ 추모등(사진=장태욱)

추모등이 밝았습니다.

당초는 첫 해를 맞는 잔치를 베풀 계획이었습니다. 풍물과 댄스 공연도 연습하며 손님을 흥겹게 맞을 계획이었습니다. 그런데 지난달 29일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가 일어났고, 정부가 일주일을 국가 애도기간으로 지정하면서 계획을 수정했습니다. 공연은 모두 취하하고 소원등 대신에 추모등을 달았습니다. 사람들은 해가 뜨기 이전에 추모등을 만들어 망장포 방파제 난간에 메달았습니다. 이 등불이 아픔에 잠긴 유족을 위로할 수 있으면 좋으련만. 해가 뜨기 전에 묵념으로 참사 희생자의 넋을 위로했습니다.


▲ 을사년 첫 일출(사진=장태욱)

새해 첫해도 솟았습니다.

7시20분이 지나자 검은 바다가 조금씩 밝아졌습니다. 그리고 수평선 위로 빛이 오르니, 너울이 울렁이는 바다는 연노란색 물감이 퍼지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잠시 구름에 가려 모습을 드러내지 않더니, 비로소 붉은 태양이 바다 위에 솟았습니다. 방금 전까지도 어둑어둑했던 바다는 햇빛을 받고 온통 붉은 빛을 발합니다. 새해는 어둠이 아니라 빛이 지배하고, 진실이 환하게 드러났으면 좋겠습니다.




드럼통 안에 모닥불이 타고, 고구마가 고소하게 익어갑니다. 햇빛처럼 밝고 모닥불처럼 따뜻한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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