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남단 서귀포에도 "윤석열 탄핵", 시위대 거리 가득
[현장] ‘윤석열 퇴진과 국민의힘 해산을 위한 서귀포 시민행동’ 11일 저녁 열려
국토 최남단 도시 서귀포에서도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요구하는 열기는 뜨거웠다. 집회가 시작할 때 300여 명이 모였는데, 가두행진을 시작하자 1000명을 넘는 시민이 모였다. 과정의 열기가 좀체 달아오르지 않는 도시인데, 11일 열린 집회에선 이전과 달랐다. 시민들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이 통과될 때까지 집회를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윤석열 퇴진과 국민의힘 해산을 위한 서귀포 시민행동’이 11일 저녁 6시30분 구 초원다방 사거리에서 열렸다. 시민 1000여 명이 참가해 “윤석열 탄핵!”, “국민의힘 해산!”을 외쳤다.
계엄정국 이후 처음 열린 대중집회였다. 6시30분 집회시간이 되자 피켓과 응원봉으로 ‘무장’한 시민 300여 명이 교차로 모서리를 가득 메웠다. 시작부터 자유발언이 이어졌는데, 할 말이 많은 시민들은 연설을 하고 박수를 치고 피켓을 흔들며 화합하는 모습을 보였다.
서귀포고등학교 3학년 윤지성 군이 마이크를 잡았다. 윤지성 군은 “계엄이 선포되자 마자 전쟁이 난 줄 알았다. 이제 졸업하면 군대를 가야하는데 무서웠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1월에 일본 여행을 갈 계획인데 엔화가 폭등했다. 윤석열이 경제까지 말아먹는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5.18 부상자 장규범 씨가 단상에 올랐다. 장규범 씨는 “5.18 때 부상을 입은 후 44년 동안 트라우마로 잠을 이루지 못는데 갑자가 윤석열이란 작자가 계엄령를 선포했다. 잠을 한숨도 못잤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내가 광주항쟁 때 부상당해서 광주에서 살지 못했고, 전두환 때는 가족을 피신시키다가 가족을 먼저 하늘로 보냈다.”라며 “제주도에 와서 산지가 25년이 됐다.”라고 말했다. 장 씨는 “계엄령은 다시 일어나면 안 된다. 윤석열이 북한에 무인기를 보내고 타격해서 계엄령으로 정권을 연장하려 했다. 정신병자다”라고 주장했다.
시민발언이 끝나자 참가자들은 가두시위에 나섰다. 시민들은 ‘윤석열 탄핵’, ‘국민의힘 해체’ 구호가 적힌 피켓을 들고 명동로를 거쳐 중정로를 돌아 처음 집회장소로 돌아왔다. 초반 집회 때는 시민 300여 명 정도가 보였는데, 이중섭거리 명동로에 이르자 약 1000명으로 불었다. 명동로 300미터 구간을 시위대가 가득 매웠다.
서귀포농민회 고창덕 회장은 “서귀포에서 열린 시위에 사람이 이렇게 많이 모인 건 처음인 것 같다.”라며 “이정도의 열기면 이번 주에 윤석열을 탄핵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시민 김아무개는 “집회에 나갈까 말까 망설였는데, 딸이 가자고 해서 나왔다.”라며 “요즘 딸 친구들 단톡방이 난리가 났다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시민들은 윤석열 대통령이 탄핵될 때까지 매주 수요일 서귀포에서 집회를 개최한다는 계획이다. 그리고 주말이면 제주시청 앞에서 열리는 집회에 참석해, 윤석열 대통령을 탄핵하는데 도민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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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욱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