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돼지오겹살에 딱새우까지 얹어 이 가격, 진짜 현지인 맛집

[동네 맛집 ⑳] 토평동 동성식당

군에 간 아들이 휴가를 나왔다. 원래 야구선수라 고기를 자주 먹는데, 특별히 흑돼지 구이가 당긴다고 했다. 흑돼지 구이가 다른 고기 음식보다 비싼데, 4명이라 가격 걱정을 떨칠 수가 없다. 이런 날을 대비해 보아둔 음식점 몇 군데가 있다. 일요일이라 한 군데는 문을 닫았고, 그래서 찾은 곳이 토평동 동성식당이다. 흑돼지도 유명하지만, 두루치기로 잘 알려진 식당이다. 현지인들은 점심에 두루치기를 먹으러 많이들 온다.


▲ 고기와 함께 딱새우가 익어가며 붉은 색을 낸다.(사진=장태욱)

식당에 들어갈 때는 5시 무렵이어서, 아직 손님이 별로 없었다. 흑돼지 오겹살 4인분을 주문했다.

붉은 배추김치와 백김치, 파지, 마늘, 마늘쫑장아찌, 무냉채, 상추와 된장, 백목이버섯볶음, 샐러드 등 밑반찬이 우선 깔렸다. 백목이버섯은 제주도에선 흔하지 않은데, 여기서 특별히 맛을 봤다. 샐러드는 하얀 양배추와 붉은 비트를 섞었고, 그 위에 크림으로 드래싱을 했다.

솥뚜껑 불판이 상에 올랐는데, 큼지막한 게 검은색 광택이 난다. 불판부터가 탐이 났다. 그리고 흑돼지오겹살이 나오는데, 살코기에서 진한 붉은빛이 났다. 양파와 표고버섯과 얇게 썬 고구마, 딱새우, 미나리가 한 접시에 담겨 나왔다. 이것들은 고기와 함께 구울 것들이다.




불판이 가열되자 고기를 올리고 양파와 버섯, 고구마, 마늘, 미나리, 딱새우 등을 올렸다. 제주도에서 딱새우도 여간 비싼 게 아닌데 흑돼지의 사이드 음식으로 새우가 올라온 게 독특하다. 딱새우가 익어가며 붉은 색을 내면, 고기가 지글지글 소리를 내며 노랗게 색이 변한다. 식욕을 부르는 풍경이다.

고기를 너무 일찍 먹으면 약간 돼지 냄새가 난다. 노란색에서 갈색으로 변할 무렵에서 냄새가 사라진다. 이때 젓가락으로 고기 한 점 집고, 입에 넣으면 고소하고 쫀득쪽득한 식감이 제대로 느껴진다.

이 집엔 백김치, 샐러드, 백모기버섯, 무채 등 흰색을 내는 반찬이 많다. 모두가 자극적이지 않고, 순한 단맛을 내는 것들이다. 고기와 파지, 마늘을 먹으면 산성이 강할 수 있는데, 이런 순한 반찬이 많아서, 고기를 먹으면서도 몸에 부담을 느끼지 않는다.

아들이 대만족이라고 했다. 어려서 육지 생활을 많이 해서, 돈을 주고도 제주도 흑돼지 진짜 맛을 보지 못한다. 여기서라도 맛있게 먹는다니 흡족하다.




주인장은 이곳에서 약 20년 영업을 했다고 말했다. 식당 건물도 본인 것이라니, 아무래도 상가를 임차해 운영하는 식당보다 인심이 후할 수밖에 없다.

매출로는 흑돼지오겹살보다 두루치기가 높다고 했다. 오겹살은 주로 저녁에만 먹는데, 두루치기는 점심과 저녁을 가리지 않으니 그런가 보다.


우리가 들어갈 때 손님이 별로 없었는데, 나올 때는 홀이 손님으로 거의 가득 차 있었다. 동네 식당의 힘이 느껴지는 곳이다.



동성식당
서귀포시 토평동 1290번지, 064-733-6874
흑돼지오겹살 1인분 1만9000원, 고기국수 8000원
두루치기 9000원, 오겹살두루치기 1만2000원


<저작권자 ⓒ 서귀포사람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