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숲에서 길을 잃으니 비로소 행복이다

일요일 새벽에 일어나 날씨부터 확인했다.
비가 내리고 바람까지 불었다.
멀리 갈 것 없이 가까운 이승이오름을 올랐다.
자주 만나는 사람도 미용을 하거나 새옷을 입으면 몰라볼 때가 있다.
숲길도 그렇다. 계절마다 제 옷을 바꿔 입으니 자주 가는 길도 헤맬 때가 있다.
25일에도 자주 걷던 곳에서 길을 잃었다.
그런데 길을 잃고 헤매다 우연히 새로운 풍경을 만났다.
길을 잃고서야 비로소 여행은 시작한다.
숲에서 길을 잃고 특별한 기쁨을 맛본 날이다.


BY 양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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