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카야마 재즈마라톤, 난 갈옷 입고 뛰었다

[대회 참가기] 프리런클럽 오명섭 선수


15일부터 18일까지 3박4일 일정으로 '제21회 와카우라베이 마라톤 위드 재즈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일본 와카야마시를 방문했다.

와카야미시는 오사카 동.남쪽 와카야마현 내에 있는 인구 36만 명의 도시다. 온화한 기후에 광대한 평야를 갖고 있는데, 제주시와 자매결연을 맺은 도시다. 이 도시에서 지난 2001년부터 해마다 재즈마라톤대회가 열린다.

제주시가 파견하는 동호인 대표로 선정되어 대회에 참가하게 됐다. 지난 15일 오후 4시, 제주공항에서 오사카 간사이공항 행 비행기를 타고 일정을 시작했다.

16일에 와카야마성을 둘러보고 구오시오 시장이나 쇼핑몰을 다녔다. 현지에서 매장을 둘러보면서 부러운 건 감귤 가공품이 많이 있다는 점이다. 우리 제주도에선 감귤 주산지라해도 시장에서 팔리는 건 과일이 대부분이다. 그런데 여기선 생과일보다는 잼이나, 음료, 빵, 과자 등 가공품이 많았다. 제주도 농가와 농협이 보고 배워야 할 점으로 보인다.


▲ 감귤로 만든 가공품들(사진=오명섭)

17일 오전 8시30분에 마라톤대회 개회식이 열리는데, 부러운 게 또 있었다. 마라톤대회 참가자가 7900명 정도라고 했다. 마라톤 코스가 2킬로미터, 3킬로미터, 5킬로키터, 10킬로미터, 21킬로미터 등 5가지로 나눠졌다. 1세 아기부터 노인까지 모든 연령대의 선수가 참가할 수 있도록 코스를 배려한 것이다. 아기를 포함해 일가족이 함께 뛰는 모습이 많이 보였다. 이렇게 아이들이 어려서부터 야외 스포츠에 참가할 수 있도록 가족과 사회가 배려하는 모습이 부러웠다.


▲ 출발선에서 제주 선수단과 대만 선수단이 함께 기념촬영을 했다(사진=오명섭)


▲ 나이에 상관없이 많은 이들이 참가했다.(사진=오명섭)

▲ 재즈공연단(사진=오명섭)

난 10킬로미터 코스에 참가해 완주했다. 그런데 달리면서 재즈공연을 듣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마라톤코스 군데군데 재즈공연단을 배치해, 어디에서든 음악을 들을 수 있도록 했다. 또, 달리면서 다양한 밴드의 음악을 들을 수 있으니 지루하지 않아서 좋았다. 음악을 들으면서 달릴 수 있도록 배려한 게 또 부러웠다.

개막식에 난 갈옷을 입고 참가했다. 제주도 전통의상을 홍보하기 위해서였다. 대회가 끝나고 식당에서 참치 요리사의 현란한 해체쇼도 구경했다. 이렇게 마라톤도 즐기고 문화교류도 할 수 있어서 무척 즐겁고 보람된 일정이었다.


▲ 내가 제일 괴로운 건 음식. 이거 먹고 어떻게 살라고??(사진=오명섭)

이번 일정에 부러운 점이 많았는데, 불편한 점도 있었다. 일본 식당에서 내주는 음식의 양이 너무 적어서 먹고 뛸 수 있을지 걱정됐다. 제주도로 돌아가면 다시 밭에서 일을 해야 하는데, 체력이 약해지지 않았을까?

그래도 아름다운 와카야마 해변에서 재즈음악을 들으며 달리는 추억, 잊지 못할 것 같다. 내년에도 또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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