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시집온 젊은 농부, 얼굴에 웃음 가득했다

‘2023년 제주 귀농귀촌·청년농부 박람회’ 13~14일, 자구리공원에서 열려

자구리공원에 어린이들을 동반한 가족들이 몰렸다. 잔치인 듯, 무대에 흥겨운 노래공연도 끊이지 않았다. 연을 만들기 위해 줄을 선 가족이 있는데, 그 옆에는 부부가 심각한 표정으로 상담으로 받고 있었다. 다른 천막에선 자신들이 생산한 농산물을 홍보하고 판매하느라 분주하다.


▲ 제주 아란팜 주미정 대표와 남편 전병규씨(사진=장태욱)

‘2023년 제주 귀농귀촌·청년농부 박람회’가 13~14일 서귀포시 자구리공원에서 열렸다. 제주특별자치도가 주최하고 ㈔제주도 귀농귀촌인연합회가 주관했다. 제주 귀농귀촌인과 청년농업인이 농촌에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취지로 마련된 행사다.

14일 오후, 박람회가 열리는 자구리공원을 찾았다. 현장 무대에서는 행사 홍보영상이 상영되고 각자의 귀농경험을 나누는 주제포럼이 열렸다. 또, 귀농인이 참여하는 ‘귀농귀촌 나가수’가 열려, 많은 농부들이 노래 솜씨를 뽐냈다.

행사를 위해 천막 부스 40여 개가 설치됐다. 귀농귀촌 주제관, 청년농부관, 플리마켓관, 각종 문화체험․전시 프로그램 등이 운영됐다. 체험 부스 가운데는 제주연사랑이 운영하는 가오리연 제작 체험이 큰 인기를 끌어, 어린이가 있는 가족들이 순서를 기다리며 길게 줄을 서기도 했다.

현장에서 이번 박람회에 참가한 농입인들을 만나 경험을 들었다.

감산양봉 이재웅 대표는 안덕면 감산리 출신인데, 도시에서 직장 생활을 하다가 고향으로 내려와 양봉업을 하고 있다. 자신의 고향에서 감귤꽃을 자산으로 삼아 벌을 키운다. 최근에는 이상 기후가 잦아져 꿀벌의 개체수가 계속 감소하는 어려움이 있다.


▲ 감산양봉에 전시한 상품들(사진=장태욱)

이 대표는 “꿀벌을 키우는 건 재미있고 보람있는 일입니다”라고 말한 후 “양봉 기술도 익히고 판로도 확보했는데, 최근에 이상기후 때문에 꿀벌이 죽는 문제가 있어서 어려움이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자신의 꿀은 감귤꽃에서 채취한 것으로, 오직 제주도에서만 나는 것이라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제주 아린팜 주미정 대표는 부산이 고향인데, 우연한 기회에 서귀포로 왔다가 농부가 됐다. 처음에는 농장에서 일자리를 얻을 목적으로 왔다가 거기서 지금의 남편인 전병규씨를 만나 결혼에 골인했다. 지금은 남편과 함께 표선면 세화리, 남원읍 신례리에서 귤과 한라봉, 레드향 등을 재배한다.

주미정 씨는 수확한 농산물을 재료로 주스를 만들어 팔고, 샌드위치로 만든다. 박람회 현장에도 귤과 주스, 샌드위치 등을 전시해 참석자들이 시식할 수 있도록 하고, 현장에서 택배주문도 받았다. 상품을 홍보하고 택배주문을 받는 동안 얼굴에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 전문가 상당 부스(사진=장태욱 기자)

폴개 사회적협동조합도 박람회에 참가했다. 폴개협동조합 강명실 대표는 지난 2015년, 남편과 함께 제주에 내려와 서귀포시 남원읍 태흥리에 정착했다. 이후 농사를 시작하고 조합원 12명을 모아 사회적협동조합을 결성했다. 감귤과 블루베리를 재배하고 양봉도 하는데, 농산물을 생산하는 것 말고도 체험농장과 펜션, 공예, 치유원예, 농산물 가공품 등으로도 수익을 낸다.

경명실 대표는 “협동조합 조합원이 12명이나 되기 때문에 많은 일을 할 수 있다”라며 “전체 수익의 50%가 농산물을 판매해서 얻는 것이고, 체험농장이나 펜션, 공예, 치유원예 등이 35%, 농산물 가공품 판매가 15% 정도 된다”라고 말했다.

전문가 상담 부스도 운영됐다. 귀농인 혹은 예비귀농인들이 진지한 표정으로 전문가들에게 정보를 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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