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천동 인문·자연 자산에 해바라기 더했다

2023영천동해바라기축제 7일 개막

서귀포시 영천동은 백록담과 돈내코, 원앙폭포 등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품은 지역이다. 조선시대에는 오정빈이 정의현 최초로 과거에 급제하면서 문사의 마을로도 이름을 높였다. 일제강점기에는 경성제국대학이 생약연구소 제주도 시험장을 토평리에 개설했고, 석주명 선생이 이곳에서 제주학과 나비 연구에 몰두하며 학문적 성과를 남겼다.


▲ 영천동 해바라기축제가 7일 개막했다.(사진=장태욱 기자)

영천동이 인문적·자연적 자산에 더해 해바라기를 키워 사람들을 불러 모았다. 헬스케어타운 일원에 해바라기 씨를 뿌리고 꽃을 피워 축제를 기획했다.

2023영천동해바라기축제가 7일 헬스케어타운(토평동 2981번지) 일원에서 개막했다. 영천동(정현부)이 주최하고 영천동해바라기축제위원회가 주관했다.

제주출신 가수 양지은ㆍ진시몬과 함께하는 콘서트와 주민 동아리들이 난타와 노래공연을 펼친다. 그리고 제주어 골든벨, 선물팡팡 게임, 해바라기 보물찾기, 해시태그 이벤트 등 다채로운 이벤트도 마련됐다.

나비우산 만들기와 페이스페인팅, 해바라기 공방 등 체험행사가 이어지고, 어린이 그림 그리기도 열린다. 행사장 주변에는 해바라기 카페, 해바라기 음식점, 사진 인화소 등 시민 편의를 위해 부스도 운영되고, 벼룩시장도 열린다.


▲ 축제 현장에 다양한 시설물을 설치해 볼거리를 더했다.(사진=장태욱 기자)

석주명의 나비연구 이력을 살려 나비 모형이 설치됐고, 옛날 티브이 모형 포토존도 마련되 볼거리를 더했다. 또, 풍차가 설치돼 어린이들에게 신선한 추억을 선물했고, 마차 형상을 띤 쉼터도 설치해 쉬면서 사진도 찍을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했다.

축제가 잘 기획됐음에도 해바라기가 미처 자라지 못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정현부 동장은 “원래 7월에 파종해서 10월 초에 다 자라서 만개하면 좋았을 건데, 7월 장마가 계속돼 파종 시기를 놓쳤다”라면서도 “축제가 끝난 이후에도 현장을 개방하고 잘 관리해서 이후에도 시민들이 찾아올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영천동은 인문적·자연적 자산에도 지난 몇 년 헬스케어타운이 표류하면서 생체기가 나기도 했다. 영천동이 헬스케어타운 주변에 꽃을 심어 나비와 벌을 부르고, 사람을 부르고 있다. 아픔을 넘어 이곳에 새로운 희망의 꽃이 필 수 있을까?

축제는 9월까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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