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시즌 5할 쳐도 프로지명 실패, '최강야구'에서 많이 배웠다”

[브라보 마이 라이프] 야구선수 고대한 씨

JTBC 야구예능프로 <최강야구>에서 포수와 내야수로 활약했던 고대한 씨가 활동을 중단하고 고향 제주도로 내려왔다. 공익근무요원으로 군 복무를 대체할 예정인데, 복무를 시작할 때까지 가족이 있는 서귀포에서 지내고 있다.

고대한 씨는 2001녀 제주도에서 태어났고, 초등학교 때 야구를 시작해 최근까지 선수로 활약했다. 올해 <최강야구>에도 활동을 중단하며 그의 야구인생이 전환점을 맞게 됐다. 지난 18일 고대한 씨를 만나, 그의 야구선수로서의 여정에 대해 얘기를 들었다.




다음은 고대한 씨와의 일문일답 내용.

-야구를 언제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신광초등학교에 입학했는데, 2학년 때 야구를 시작했다. 운동장에서 공 가지고 놀고 있는데, 당시 감독님이 야구부에 들어오라고 권해서 시작했다.

-주전으로 경기에 뛴 건 언제부터였나?
4학년 되니까 주전이 되었다. 그때부터 야구부 주전 포수였다. 어깨가 좋아서 4학년이어도 2루 송구도 곧잘 했다. 타자로는 6번을 쳤다. 5학년 때부터는 줄곧 4번을 쳤다. 도루도 많이 잡았다. 전국대회에 나가도 뒤떨어지지 않았던 것 같다.

-청주중학교로 진학했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
당시 제주도보다 좋은 여건에서 야구할 수 있도록 부모님이 알아보신 거다.

-청주중에선 어떤 선수였나?
중학교 1, 2학년 때는 백업 선수였고 3학년이 돼서야 주전이 됐다. 3학년 때는 포수와 3루수를 봤다. 중학교 때 성장통이 심하게 와서 앉지 못할 때가 있었다. 그럴 때 3루수를 봤다.

-그럼 한화이글스의 임종찬 선수와는 중학교 때 같이 선수로 뛴 건가?
 종찬이와는 신광초등학교에서부터 같이 선수로 뛰었다. 중학교도 같이 진학했는데, 종찬이가 중3 때 선수로 두각을 나타났다. 북일고가 운동할 여건이 좋은데, 종찬이는 거기에 스카웃되었고 나는 청주고로 갔다.

-고등학교 때는 어땠나?
 청주중을 졸업하면 청주고로 진학하는 게 일반적이다. 그래서 청주고로 갔다. 청주고는 체력훈련을 엄청나게 시킨다. 입학하고 많이 방황했다. 체력훈련을 많이 해서 몸은 지치고 선배들 눈치도 봐야 하고, 경기에도 출전도 못했다. 그런데 3학년 때는 야구가 잘 됐다. 포수를 보면서 4번을 쳤다. 타율도 통산 3할4푼 대를 유지했다. 중장거리 형 타자였는데, 홈런도 몇 개 쳤다. 내가 성실해진 것도 있고, 1, 2학년 때 체력훈련을 한 게 효과를 봤다.

-중앙대학교에서 선수 생활을 했다. 어떤 과정으로 진학했고, 어느 정도 활약했나?
 중앙대학교에 진학하기 위해 입시 테스트를 봤다. 입학하고 1학년 때부터 주전으로 경기를 뛰었다. 1학년 때는 외야수를 보면서 1번 혹은 2번을 쳤다. 2학년에 되자 팀에 주전 포수가 없어서 내가 포수 자리를 차지했다. 그 이후 쭉 주전포수를 맡았다.

-야구를 가장 잘 한 건 언제인가?
 2023년, 대학교 4학년 때 성적이 가장 좋았다. 그해 타율이 5할8리이었다. 대학 올스타에 뽑혀서 고교 올스타와 경기하는데, 거기서 홈런도 쳤다. 졸업 시즌이어서 열심히 했고, 야구도 잘 되어서 프로에 입단할 거라고 기대했다. 그런데도 되지 않아 실망이 컸다.

-성적이 좋았는데, 왜 드래프트에서 탈락했다고 생각하나?
 그땐 구단 스카우트와 면담도 많이 해서 정말 프로에 갈 줄 알았다. 그런데 되지 않았다. 지금도 그 이유를 정확히는 모르겠다. 구단들이 그해 대졸 포수를 많이 뽑지 않았기도 했다. 대학교 1학년 때 외야수를 보다가 2학년 때에 포수로 자리를 잡은 게 구단 입장에선 부담스러웠을 수 있다.

-2024년에 트라이아웃을 통해 <초강야구>에 출연했다.  입단해서 특별히 배운 게 있나?
 일단 야구적인 거, 또 야구 외적인 거 모두 잘 배웠다. 선배들에게 삶에 대해 조언도 많이 구했다. 살아가면서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선배들과 겨울에 하와이 여행을 다녀왔는데 정말 즐거웠다. 좋은 추억으로 간직하겠다.

-<최강야구>에서 겪은 어려움도 있었을 텐데.
 김성근 감독님께 야구를 배우는 게 좋기도 한데, 어려움이 있다. 타석에서 내가 그동안 해왔던 방식이 있고 그대로 해서 잘 됐는데, 감독님이 이거 고쳐야 한다고 하신다. 깊은 뜻이 있었을 텐데, 그대로 따라 하기가 어렵다. 그대로 해서 잘 되면 좋은데, 그렇지 않을 때가 있다. 고민이 컸다.

-일단 병역을 준비하는 시기라 야구를 잠시 내려놓게 됐다. 이후 인생을 어떻게 설계하고 있나?
 지도자 길을 고민하고 있다.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12년간 야구하면서 배우고 느낀 것이 많은데 그 바탕에서 아이들을 잘 지도하고 싶다. 공익근무로 병역을 마치고 불러주는 곳이 있으면 열심히 지도하겠다.


대부분 야구선수들이 프로선수를 목표로 운동하다가 목표대로 안 됐을 때 깊은 좌절을 겪는다. 그 좌절을 뒤로하고 삶의 방향을 새롭게 설정해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적잖은 아픔을 겪는다. 고대한 씨도 20대 나이로 인생의 전환점을 맞았다. 지도자의 길을 선택한 만큼, 그 길이 잘 열리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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